라디오 100.3MHz 고정! 공동체라디오 녹화현장이 궁금해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6.01. 13:55

수정일 2021.06.01. 17:37

조회 1,479

관악FM은 주파수 100.3MH를 맞추면 나온다.
관악FM은 주파수 100.3MH를 맞추면 나온다. ⓒ관악FM

귀가를 재촉하는 퇴근길이다. 출퇴근 시각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나 전철로 쏟아져 들어온다.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서 빈자리에 앉아 라디오의 주파수를 여기저기 돌려본다. 그러다 라디오 주파수가 100.3MHz에 고정되었다.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채널이다. 채널명이 ‘공동체라디오 관악FM’이다. 지상파 라디오에 관악이란 단어가 생뚱맞다. 지역성을 드러내는 관악FM이 어떤 방송인지 궁금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유튜브와 같은 시청각 매체를 즐긴다. 전철 안에서도 이어폰을 꽂고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예전만큼 라디오를 찾지 않는다. 그래도 7080세대인 필자는 가끔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기 위해 라디오를 틀어둔다.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오로지 두 귀만 열어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과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꾸만 잊혀 가는 아날로그 감성을 되살려본다. 
관악FM은 지상파 라디오 100.3MHz를 운영하는 것 외에 인터넷신문,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관악FM은 지상파 라디오 100.3MHz를 운영하는 것 외에 인터넷신문,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윤혜숙

관악FM은 지난 2005년 4월 공동체를 위한 관악구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으로 시작했다. 지역주민,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지상파 라디오 100.3MHz를 운영하는 것 외에 인터넷신문,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미디어와 공동체라디오의 성장을 위한 구축사업, 공동체라디오 연구사업,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라디오 국제교류 등으로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주간 230명이 넘는 시민 제작진이 연간 5,000개가 넘는 콘텐츠를 생산해 지역주민, 시민과 함께 나누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추억의 음악다방'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추억의 음악다방'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윤혜숙

관악FM이 전국에 산재한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지역주민들을 위한 방송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관악FM은 지상파 라디오 채널을 갖고 상시 방송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미디어센터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역주민들이 '봉사리팝스'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봉사리팝스'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윤혜숙

관악FM 안병천 대표는 관악FM 설립부터 지금까지 관악FM과 함께 해왔다. 관악FM은 지역 방송인 만큼 지역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제작하고 있다. 10대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관악구 지역주민들 230명이 자원활동가로 참여해서 그들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그들은 매주 91개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연간으로 따지면 4,700개에 이를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 또한 관악FM은 지상파보다 음악을 많이 틀어주고 있다. 라디오의 본질인 음악에 초점을 맞춰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관악FM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편성표를 확인할 수 있다. ⓒ관악FM
관악FM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편성표를 확인할 수 있다. ⓒ관악FM

관악FM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을까? 안병천 대표가 추천하는 프로그램으로 ‘가요톡톡’과 ‘쾌지나청춘’이 있다. ‘가요톡톡’은 낮 12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트로트, 포크 등 다양한 음악인이 출연해서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악구 지역 정보 등을 알려주고 있다. 그동안 ‘가요톡톡’에 출연했던 음악인이 기증한 음반이 방송국 한쪽에 전시되어 있다. 

‘쾌지나청춘’은 오전 6시부터 진행하고 있다. ‘쾌지나청춘’은 국내 최초로 어르신 방송단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관악FM 설립 초에 60대 중반이었던 진행자가 이제는 80대가 되었다. 관악FM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카페가 있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카페가 있다. ⓒ윤혜숙

관악FM은 건물의 지하에 있어서 행인들의 눈에 쉽게 띄진 않지만, 지역주민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그래서 출입구에 커피 등의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고, 아크릴 가림막이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방송 진행을 위해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방송 진행을 위해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윤혜숙

필자가 방문했을 때 세 곳의 부스에서 녹화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필자가 잠시 지켜보니깐 “지금 방송을 진행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을 가질 만큼 진행자나 출연자 모두 편안한 표정으로 웃고 떠들면서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애써 보여주는 방송이 아니었다. 방송 진행자로서 실수 없이 진행해야 하기에 긴장감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그들은 분명 지금 이 순간 방송을 즐기면서 진행하고 있었다.   
방송 출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방송 출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윤혜숙

안병천 대표가 공언했듯이 관악FM은 진행자의 역량이 남달랐다. 세월이 흐르면서 진행자의 역량이 누적되면서 웬만한 지상파 라디오의 전문DJ 못지않은 진행 솜씨를 뽐내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관악FM을 청취하는 지역주민들에게도 그들의 편안한 진행이 전달될 것이다. 그래서 관악FM을 홍보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관악FM을 청취하는 마니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누구든 지상파 라디오 관악FM 100.3MHz에 고정하면 관악 지역주민들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할 수 있다. 

■ 관악공동체라디오

○ 위치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811 신원메트로빌 지하1층 B01호
○ 운영시간 : 매일 00:00~24:00
홈페이지
○ 문의 : 02-885-8003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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