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전망 새 명소, 세실극장 옥상 '세실마루'로 변신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4.02. 14:40

수정일 2021.04.02. 14:42

조회 4,308

도심 한복판에서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 조망하며 휴식하세요

세운상가 도시재생사업으로 종묘와 남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세운옥상이 열린 데 이어, 4월1일 시청 옆 정동에도 역사도심 조망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와 대한성공회의 협력으로 세실극장 옥상에 마련된 '세실마루'다. 
세실마루 가는 길,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덕수궁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세실마루 가는 길,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덕수궁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선미

세실극장 옥상 세실마루에 가려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덕수궁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오랫동안 이 골목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아는 이도 많지 않은 곳이었다. 막다른 곳에 영국대사관이 있고 성공회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을 뿐이어서 특별히 볼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들어설 일이 없었다. 
누구나 세실마루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길에서 바로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누구나 세실마루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길에서 바로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이선미

2018년 영국대사관 바로 곁으로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이 완전 개통되고, 성공회 성당을 가리고 있던 옛 국세청 별관 자리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들어서면서 이 길에 있는 세실극장과 성공회 성당 등이 정동 근대역사길의 주요 경유지가 되고 있다. 
세실극장 골목은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 개통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개관으로 많은 시민들이 오가게 되었다.
세실극장 골목은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 개통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개관으로 많은 시민들이 오가게 되었다. ⓒ이선미

정동은 우리 근대사의 한복판에 있었다. 대한제국 황실 덕수궁(경운궁)이 있었고, 프랑스, 영국, 러시아, 미국 공사관 등이 정동에 있었다. 외교관들이 국제 정세를 논의하는 곳이었고, 외국인들의 정보교환 장소였다. 뿐만 아니라 3.1만세운동과 4.19혁명, 6월 항쟁 등 독립과 민주화 과정도 함께한 공간이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의 불씨가 바로 이곳 성공회 성당에서 타올랐다. 성당 뒤 사제관 뜨락에 있는 ‘유월 민주항쟁 진원지’라는 표석이 그날을 알려준다. 
성공회 성당 뜨락의 ‘유월 민주항쟁 진원지’라는 표석이 6월 항쟁의 시작을 알려준다.
성공회 성당 뜨락의 ‘유월 민주항쟁 진원지’라는 표석이 6월 항쟁의 시작을 알려준다. ⓒ이선미
시민들을 위한 그늘막과 탁자 등이 설치된 곳에 ‘성공회 세실빌딩 옥상공원
시민들을 위한 그늘막과 탁자 등이 설치된 곳에 ‘성공회 세실빌딩 옥상공원. ⓒ이선미

세실극장 옆 세실마루 엘리베이터로 순식간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네 개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데, 각각 ‘세실극장과 성공회빌딩’,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문화재생으로 탄생한 세실마루’, ‘정동을 바라보다’로 구분해 공간을 소개해 주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시민들이 안내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시민들이 안내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선미

세실마루에서 시청과 덕수궁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연신 감탄을 터트린다. 서울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반갑고 기쁜 일이다. 건축을 공부하는 이들이나 서유럽 분위기를 원하는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더욱 이어질 것 같다.
세실극장 옥상정원은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을 내려다보며 휴식을 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이다.
세실극장 옥상정원은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을 내려다보며 휴식을 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이다. ⓒ이선미

세실마루는 정동 일대 도시재생 사업 가운데 하나로 조성되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세실극장은 1976년 개관 이래 소극장 운동의 메카로 불릴 만큼 우리 연극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경영난으로 폐관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세실마루는 세실극장을 보전하는 문화재생사업과 더불어 정동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옥상에 조성한 열린 문화공간이다. 
곳곳에 벤치가 마련돼 있어서 시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곳곳에 벤치가 마련돼 있어서 시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선미

덕수궁이 내려다보였다.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대궐에서 시민들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정관헌의 뒷모습 너머로 중명전도 눈에 들어왔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창인 정관헌 뜨락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창인 정관헌 뜨락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선미
세실마루에서 정관헌과 중명전이 내려다보인다.
세실마루에서 정관헌과 중명전이 내려다보인다. ⓒ이선미

그리 넓지는 않지만 곳곳에 벤치를 놓아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완만하게 경사로가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옥상정원을 산책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고 완만한 경사로도 만들어 무장애 산책이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고 완만한 경사로도 만들어 무장애 산책이 가능하다. ⓒ이선미

세실마루는 덕수궁 개방시간과 같이 화~일요일 09:00~21:00까지 문을 열고 축제나 행사 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영할 계획이며, 점차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고 한다. ‘성공회 정오음악회’가 이 옥상정원에서 열리는 날,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 

■ 세실마루

○ 위치: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9길 16(정동), 세실극장 옥상
○ 운영시간: 화~일요일 09:00~21:00 (월요일 휴관)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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