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전망대, 월곡 팔각정에서 바라본 하늘은?

시민기자 최지윤

발행일 2021.05.17. 11:58

수정일 2021.05.17. 11:58

조회 5,556

오락가락했던 날씨가 지나가고 이제 초여름의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지난 주말 유독 심했던 미세먼지에 푸른 하늘을 보기가 힘들었다. 하루에 하늘을 15분 보면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지만 바쁜 일상 속 하늘을 보기는 쉽지 않다. 굳이 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늘뿐만 아니라 도시의 전경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바로 성북구의 전망대 월곡 팔각정이다.

팔각정은 어디에?

전망대를 겸한 팔각정은 1991년 성북구가 근린공원에 세운 시설이다. 오동공원은 서울 강북구와 성북구에 걸쳐져 있는 대단위 공원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및 운동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근린공원은 북서울꿈의 숲으로 개관한 곳 이외의 지역을 부르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팔각정은 근린공원의 장위동 돌산 위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서울시 선정 성북구 우수 조망 명소’에 선정된 바 있으며 드라마 <착한남자>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지하철 6호선이나 버스 1111번, 120번을 통해 상월곡역에 하차한 뒤 동덕여대 후문 쪽으로 쭉 올라오면 찾을 수 있다. 꿈나무길과 장월로 3길, 화랑로 13길을 통해서도 바로 공원으로 갈 수 있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에게는 동덕여대 후문에 위치한 돌산이라고 하면 연상이 빨리 될 것이다.  
동덕여대 후문에 위치한 입구 가는 길  ⓒ최지윤
동덕여대 후문에 위치한 입구 가는 길 ⓒ최지윤

초행길도 안전하게!

야경을 보기 위해 필자는 밤 9시에 근처 대학교 기숙사에서 출발했다. 한 번에 올라가는 길목도 있지만, 필자는 밤에 출발해서 이 길을 보지 못하고 바로 옆의 아파트 놀이터를 한 바퀴 빙 둘러 걸어 올라갔다. 힘이 더 들었지만 공원 초입의 안내판이나 벤치, 운동기구 등을 볼 수 있어서 빙 둘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공원 안내 표지판 뒤로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경사로에는 길가에 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다. 만약 거리가 먼 곳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자차로 이동 후 돌산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돌산 입구까지 올라가는 길은 적당한 경사로 운동하기에 적합했다.

밤에 올라가는 길은 무섭지 않았다. 길의 초입부터 길의 난간에는 난간 기둥마다 전등이 부착되어 있어 길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납작한 등이라 밝기가 너무 밝아 눈이 아프지도 않았고 발 쪽을 비춰 보기가 편했다. 가로등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었고 올라가는 길목 자체가 잘 닦여있다 보니 넘어질 위험도 없었다. 

팔각정의 옛 이름, '애기능터'

올라가자 근처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팔각정 바로 밑에 월곡인조잔디구장이 있어서 그런지 운동복 차림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밤 산책을 나온 것으로 보이는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도 있었다. 팔각정 앞에 서자 ‘애기능터 표석’이 보였다. 이곳이 바로 고종의 장남 완친왕(完親王)의 묘터라고 한다. 완친왕은 고종과 영보당 귀인 이씨의 아들로  생전에는 완화군에 봉해졌으나 1880년 고종 17년에 1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07년 대한제국 선포 이후 완친왕으로 추봉되었다. 완친왕의 묘는 본래 경기도 양주군 인창면 월곡리, 즉 현재의 성북구 월곡동에 조성되었고 ‘장자묘’, ‘완왕묘’, ‘애기능’으로 불렸다고 한다. 『성북구지』에 따르면 완왕묘는 동덕여대 자리에 있었다고 하고, 『서울육백년사』에는 양주 남쪽 월곡 임자언덕에 위치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어찌되었든 완친왕은 현재 서삼릉 후궁 묘역 한쪽에 이장되어 있으며 팔각정에는 ‘애기능터’라는 표지석 만이 남아 있다. 
팔각정에 남아 있는 애기능터 표석 ⓒ최지윤
팔각정에 남아 있는 애기능터 표석 ⓒ최지윤
월곡 팔각정에서 보는 서울 야경이 멋지다 ⓒ최지윤
월곡 팔각정에서 보는 서울 야경이 멋지다 ⓒ최지윤

애기능터 바로 앞쪽에는 서울의 야경이 자리했다. 문자 그대로 ‘반짝이는 도시’였다. 본래 야경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산책을 위해 올라간 곳이었는데 야경에 홀려 거의 한 시간 동안 야경을 감상했다. 저 멀리 남산타워의 불빛도 보였다.
 
낮의 전경도 궁금해 날이 좋은 주말 오후 다시 팔각정을 찾았다. 한밤의 산책이 매우 만족스러웠던 지인과 함께 올라갔었는데, 밤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아무래도 낮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온 사람들도 있었다. 강아지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있었고, 사람들은 팔각정에 걸터앉아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거나 돌산 군데군데 앉을 만한 곳을 찾아 봄볕을 즐겼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전경과 인조잔디구장 ⓒ최지윤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전경과 인조잔디구장 ⓒ최지윤

유명한 서울의 전망대 남산타워만큼은 아니지만 밤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민들의 바쁜 일상이 모여 만들어낸 야경과 점점이 박힌 별이 보인 밤하늘, 그리고 낮의 화창한 푸른 하늘까지 힐링이 되는 공간이었다.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월곡 팔각정에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 월곡 팔각정

○ 위치 : 서울 성북구 화랑로 13길 666
○ 교통 : 지하철 6호선 or 버스 1111번, 120번 으로 상월곡역 도착 >> 동덕여대 후문 >> 공원 입구

시민기자 최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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