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 몸으로 배워요~ 보라매안전체험관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3.03.13. 13:44

수정일 2023.03.13. 13:46

조회 1,541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보라매안전체험관 ⓒ박혜진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보라매안전체험관 ⓒ박혜진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시민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식보다는 체험을 통한 반복 학습으로 각종 재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실질적으로 교육한다는 취지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의 일반인 대상 응급 처치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고자 '보라매안전체험관'에 다녀왔다. 참여는 보라매안전체험관 누리집을 통해 재난 체험, 전문 체험, 어린이 안전 체험 등 프로그램의 내용과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평소 응급 처치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자세히 접할 기회가 드물었는데, 응급 상황을 대비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니 반가웠다.
응급 처치 체험 프로그램은 누리집에서 간단하게 예약할 수 있다. ⓒ보라매안전체험관 누리집
응급처치 체험 프로그램은 보라매안전체험관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보라매안전체험관 누리집

보라매안전체험관은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의 미세먼지 제거기가 설치된 안전 출입 방역 구역을 지나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자 이름을 확인한 후 체험 전 준비 사항과 대기 장소를 안내받을 수 있다. 무거운 짐은 보관함에 맡길 수도 있다.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가면 대기 장소인 소방공무원 직업 체험홀이 있는데 이곳엔 방화복과 산소호흡기 등 인명 구조에 사용되는 장비들이 비치돼 있다.

모의 체력 시험장에는 소방공무원이 되려면 거쳐야 하는 체력 시험 종목과 체력 측정 방법들이 기술되어 있다. 위급 상황에 처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려면 구조자의 체력도 중요하다. 언제든지 절박한 순간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하는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방화복, 산소호흡기 등 인명 구조 장비가 비치된 소방공무원 직업 체험홀 ⓒ박혜진
방화복, 산소호흡기 등 인명 구조 장비가 비치된 소방공무원 직업 체험홀 ⓒ박혜진
악력, 윗몸 일으키기 등 소방관이 갖춰야 하는 체력 테스트로 구성된 모의 체력 시험장 ⓒ박혜진
악력, 윗몸 일으키기 등 소방관이 갖춰야 하는 체력 테스트로 구성된 모의 체력 시험장 ⓒ박혜진

응급 처치 체험 프로그램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을 비롯해 친구끼리 신청한 일행, 출산을 앞둔 여성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일상 생활 속 안전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다.

본격적인 응급 처치 교육은 3층 응급 처치 실습실에서 이뤄졌다. 운영 교수의 지도에 따라 2인 1조를 이뤄 준비된 마네킹 앞에 앉았다. 글이나 영상으로만 접하던 심폐소생술을 직접 연습하려니 긴장이 됐다.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가상의 위기를 상정하고 대처법을 따라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었다.
마네킹에 부착된 센서로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박혜진
마네킹에 부착된 센서로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박혜진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구조자 주변의 안전 확보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놓치기 쉽지만 구조자의 안전이 확보돼야 요(要)구조자에 대한 응급 처치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주변에 119 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요청한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가슴 압박을 실시하는데, 가슴뼈 하부 1/2 지점을 찾아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압박과 이완을 반복해 실시한다.
시민들이 열의를 다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박혜진
시민들이 열의를 다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박혜진
응급 상황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그림 설명과 음성 안내가 삽입된 자동심장충격기 ⓒ박혜진
응급 상황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그림 설명과 음성 안내가 삽입된 자동심장충격기 ⓒ박혜진

센서가 부착된 마네킹을 통해 심폐소생술의 올바른 자세를 연습할 수 있었다. 가슴뼈 손상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양손은 깍지를 끼고 ▴팔이 환자의 가슴 면과 수직이 되게끔 ▴무릎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자세를 취한다. ▴압박 위치를 5cm 깊이로 자극하려면 손바닥의 두꺼운 부분으로 팔을 굽히지 않고 있는 힘껏 환자의 가슴을 눌러야 한다. 짝을 이뤄 교대로 연습했는데 참가자 모두가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이어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까지 여러 세트를 반복해 연습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과연 한 번의 체험으로 실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필자의 걱정을 알았을까. 운영 교수는 “체험관은 늘 열려 있으니 언제든 실습이 필요하면 오시라”며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머리뿐 아니라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소방역사박물관에는 소방의 역사와 역할이 담긴 자료와 전시품들이 있다. ⓒ박혜진
소방역사박물관에는 소방의 역사와 역할이 담긴 자료와 전시품들이 있다. ⓒ박혜진

안전체험관 안에는 소방역사박물관도 있다. 조선 시대부터 재난을 막기 위해 노력해 온 소방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연일 사건사고로 점철된 뉴스를 접하면 무력감을 느끼기 쉽지만 위기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인명을 구하려는 노력도 늘 존재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묵묵히 애쓰는 의지가 모여 앞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시민안전체험관에서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교훈이다.
9천여 회를 출동하며 구조 현장에서 활약한 소방 고가사다리차 ⓒ박혜진
9,000여 회를 출동하며 구조 현장에서 활약한 소방 고가사다리차 ⓒ박혜진

겨울도 봄도 아닌 어수선한 시기에 보람 있는 시간을 더하고 싶다면 가까운 안전체험관을 찾아가 보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보라매안전체험관'·'광나루안전체험관'을 포함해 전국에는 총 13곳의 소방안전체험관이 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재난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갖춰 7호선 반포역에 '디지털 안전체험관'을 두고 있다.

재난 안전은 예방과 교육이 중요하다. ‘더 나은, 다시 100년’. 시민안전체험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내건 슬로건이다. 안전한 도시에서 살 권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화재와 재앙을 물리치는 상징이기도 한 서울시 캐릭터 ‘해치’가 그려진 계단 ⓒ박혜진
화재와 재앙을 물리치는 상징이기도 한 서울시 캐릭터 ‘해치’가 그려진 계단 ⓒ박혜진
전국 13곳의 안전체험관 소개가 담긴 스탬프 투어 지도에는 각종 사고 예방 상식도 실려 있다. ⓒ박혜진
전국 13곳 안전체험관 소개가 담긴 스탬프 투어 지도에는 각종 사고 예방 상식도 실려 있다. ⓒ박혜진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보라매안전체험관]
○ 위치 :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20나길 16
○ 교통 : 지하철 신림선 보라매공원역 1번 출구
누리집
○ 문의 : 02-2027-4100

[광나루안전체험관]
○ 위치 : 서울 광진구 능동 능동로 238
○ 교통 :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
누리집
○ 문의 : 02-2049-4061

[디지털 시민안전체험관]
○ 위치 :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지하 1층
누리집
○ 문의 : 02-6311-7058

시민기자 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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