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촬영지 '세운상가' 데이트 장소로 추천!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1.06.23. 13:16

수정일 2022.12.12. 15:40

조회 8,192

풍성한 전시와 볼거리로 골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세운상가'

얼마 전 종영된 인기 드라마 빈센조 속 ‘금가 프라자’로 더 유명해진 ‘세운상가’. 이미 레트로 열풍의 영향으로 을지로 일대와 주변 상권이 성장함에 따라 이곳 방문객들도 젊어지는 추세라고 한다. 상가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의 포즈와 웃음소리에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예전 영화에서 본 듯한 빛바랜 간판과 점포 사이의 좁은 복도 풍경이 신세대들에게는 마냥 새롭고 신기한 것 같다.
최근 빈센조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청계상가'
최근 빈센조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청계상가’ ⓒ이정민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단지이자 종합전자상가로서 전성기를 보낸 세운상가는 시간의 흔적들을 만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요즘은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의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조금 더 조심스럽게 둘러보게 되고, 그러는 동안 잠시 시간을 잊게 하는 색다른 공간이다. 상가에서 보낸 세월이 눈가에 묻어나는 경비원 어르신의 투박하지만 정감 어린 안내로 길 찾기가 한결 쉬웠다. 
상가 복도에는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상가 복도에는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이정민

3층 세운 전자박물관…‘청계천 메이커 三代記’ 전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세운상가’의 역사와 이야기, 제품 등을 보여주는 ‘세운 전자박물관’이다. 이곳에선 첫 번째 상설전시로 ‘청계천 메이커 三代記’가 열리고 있다. QR코드 등록과 발열 체크 후 들어가는 미닫이문 위에 ‘소리사’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있다. “가만히 헤드폰을 귀에 얹자 거짓말처럼 청아한 음악소리가 그녀의 귀를 사로잡는다”라는 복고풍 스타일의 내레이션은 골동품 같은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 ‘라디오 데이즈’의 일부다. 라디오 앞 안내문은 ‘본격 세운상가 광고 홍보 라디오 드라마’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그 옆에는 라디오 수신기 역사상 가장 먼저 나왔다는 ‘광석 라디오’를 재현한 초소형 방송국 ‘한 사람을 위한 라디오’가 눈길을 끈다. 
'세운 전자박물관'의 <청계천 메이커 三代記>
'세운 전자박물관'의 <청계천 메이커 三代記> ⓒ이정민
‘소리사’ 간판이 달린 미닫이문을 지나면 전시를 볼 수 있다.
‘소리사’ 간판이 달린 미닫이문을 지나면 전시를 볼 수 있다. ⓒ이정민

반대편 창가에 전시된 제작연도 미상의 오래된 진공관 라디오와 ‘추억을 품에 안고 기다리고 있다’라고 쓰인 문구에 마음이 아련해진다. 1960년대 제작된 ‘진공관 라디오 튜너’와 릴에 감아 사용하는 녹음테이프 ‘오프릴 테이프 레코더’, ‘원형 브라운관’ 등을 거친 1950년대~90년대 청계천 메이커 1, 2세대의 문화와 역사가 한 공간에 담겨 있다.
‘세운 라디오드라마’가 나오는 오래된 진공관 라디오
‘세운 라디오드라마’가 나오는 오래된 진공관 라디오 ⓒ이정민
1950년대~90년대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1,2세대 전시실
1950년대~90년대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1,2세대 전시실 ⓒ이정민

2000년대~현재에 이르는 3세대 전시실로 넘어가면 지속과 재생, 새로운 연결의 네트워크 미디어 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어가 가능한 국내 최초 반려로봇 ‘파이보’에게 다가가 설명서대로 이름을 직접 불러봤지만, 주변 소음 탓에 대화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그 외에도 이곳에서 만들어져 전시 중인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은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3세대 전시실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
3세대 전시실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 ⓒ이정민

‘을지로 산업도감’…이 일대 제품들의 제작과정 체험

박물관을 나오면 ‘세운부품 도서관’의 기획전시 ‘을지로 산업도감’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여기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경험하고, 제작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제조업 현장에 대한 이해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라이브 섹션에는 세운과 을지로, 청계천에서 구한 200여 개의 부품들로 구성한 ‘부품서가’가 자리해, 커다란 벽면을 가득 채운 부품들이 유통생태계 즉, 이 곳 상인들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세운부품 도서관’의 ‘을지로 산업도감’ 기획전시 모습
‘세운부품 도서관’의 ‘을지로 산업도감’ 기획전시 모습 ⓒ이정민

아크릴, 유리, 돌, 금속 등 일상 제품의 기본 소재가 되는 원재료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재료서가’를 지나, ‘을지로 콜렉티브’도 볼 수 있다. 세운-청계천-을지로 일대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의 숨은 이야기를 직접 화면을 터치해가며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벤치 형태의 진공관 앰프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는 시민들의 모습까지 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200여 개의 부품들로 구성한 ‘부품서가'
200여 개의 부품들로 구성한 ‘부품서가' ⓒ이정민
블루투스로 진공관 앰프의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뮤직벤치’
블루투스로 진공관 앰프의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뮤직벤치’ ⓒ이정민

톡톡 튀는 아이디어…'2021 세운메이드 展’

또한 건너편 대림상가 3층 서쪽 ‘그린셀’에서 '2021 세운메이드 展'이 ‘괜찮은 동네 브랜드, 세운메이드’를 주제로 신제품 및 제작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보여준다. 관람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장인이 만든 진공관 블루투스 스피커’는 심플한 디자인이 시선을 끈다. 앞서 박물관에서 아주 오래된 진공관 라디오를 본 뒤 마주하게 된 제품이라 더 관심이 생긴다. ‘불소반’은 소반 가운데 구멍을 통해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기능성 제품인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디서나 펼쳐지는 풍류 한 상’이란 제품 설명 그대로다. 
BTS의 광고 영상에 등장해 유명해진 카세트 MP3
BTS의 광고 영상에 등장해 유명해진 카세트 MP3 ⓒ이정민

특히 BTS의 광고 영상에 등장해 유명해진 카세트 MP3로 들어보는 음악은 ‘아날로그 감성을 가득 채운 오디오’ 그 자체였다. 이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실용성에 기술력까지 겸비한 제품들을 보니, 세운메이드는 괜찮은 동네 브랜드에 가치를 더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1 세운메이드 展'은 6월25일(금)까지 열린다.
‘2021 세운메이드展’을 찾은 시민들
‘2021 세운메이드展’을 찾은 시민들 ⓒ이정민

처음 들른 세운 전자박물관에서 본 세운상가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다시 다가가려는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로 끝맺으며 여운을 준다. 50여 년의 이야기가 담긴 세운상가가 그 노력만큼 시민들과 한층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 세운상가

○ 위치 :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 주차 : 세운상가 노상주차장 이용(유료)
○ 운영시간 : 09:00 ~ 19:00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ewoonplaza.com/

시민기자 이정민

서울 소식을 한 걸음 더 쉽고 친절하게 전합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