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꿈꾸는 자녀와 떠나요! K팝 체험 '하이커 그라운드'

권다현 작가

발행일 2024.03.14. 15:00

수정일 2024.03.27. 17:13

조회 2,274

여행작가 권다현의 ‘Fun하게 편하게 아이랑 서울여행’ (3) 하이커 그라운드부터 우정총국까지
여행작가 권다현의 ‘Fun하게 편하게 아이랑 서울여행’
청계천로에 자리한 여행자들을 위한 놀이터 ‘하이커그라운드’ - 케이팝그라운드
청계천로에 자리한 여행자들을 위한 놀이터 ‘하이커그라운드’ - 케이팝그라운드

축구선수가 꿈이라던 아이가 며칠 전부터 BTS의 춤과 노래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동영상 플랫폼에서 우연히 클릭한 뮤직비디오가 아이를 저 유명한 K-POP의 세계로 이끈 모양이다. 알고리즘은 이내 다른 아이돌 그룹으로, 나아가 K-콘텐츠 전반으로 안내했다. 물론 아이 나이에 맞춘 콘텐츠들이라 단순하고 피상적인 내용들이긴 했지만 “엄마, 우리나라는 정말 멋져요!”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문득 아이돌을 꿈꾸는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 추천했던 여행지가 떠올랐다. 그곳에서라면 엄마아빠도 “멋지다, K-콘텐츠!”를 외칠지 모르겠다. 청계천로에 자리한 하이커그라운드 말이다.
건물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규모의 하이커그라운드 미디어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물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규모의 하이커그라운드 미디어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체험하다

하이커(Hiker)는 도보여행자를 일컫는다. 하지만 여기선 한국(KR)이 안녕(Hi), 인사를 건네는 곳, 나아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여행자들을 위한 놀이터(Playground)를 의미한다. 지난 2022년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을 연 일종의 홍보관이다.

앞서 이곳에서 운영됐던 K-스타일허브가 한국관광 콘텐츠를 나열식으로 선보여 다소 고루한 인상을 줬다면, 하이커 그라운드는 기발하고 역동적인 K-콘텐츠의 매력을 오감으로 즐기는 경험을 선사한다. 때문에 한국을 찾은 글로벌 여행자는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체험하는 색다른 장소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이미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기록한 이유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색감의 미디어월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로 31m, 높이 5m로 1층 양쪽 출입구를 잇는 거대한 규모다. 경복궁과 남산서울타워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들이 화면에 펼쳐지고, 그 사이를 귀여운 캐릭터들이 여행하듯 바삐 움직인다. 마침 도슨트를 앞둔 시간이라 외국인 여행자들이 다수 눈에 띄었는데, 다들 미디어월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아이는 귀에 들리는 다양한 언어와 낯선 외모의 사람들에 “여기 우리나라 맞아요?”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한국을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우리나라의 매력을 소개하는 공간이라고 알려주자 “그럼 저 사람들도 BTS 알아요? 오징어게임 알아요?” 호기심이 폭발한다. 옆에서 사진을 찍던 한 외국인이 “Yes, BTS!” 안다는 듯 활짝 웃어주자 아이는 발까지 구르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2층에 마련된 케이팝 그라운드에서 지하철, 코인세탁소, 우주선 등을 배경으로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할 수 있다.
2층에 마련된 케이팝 그라운드에서 지하철, 코인세탁소, 우주선 등을 배경으로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할 수 있다.

2층은 이름부터 반가운 케이팝 그라운드다.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라이브 스튜디오로 꾸며졌는데, K-POP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지하철과 코인세탁소, 우주선 등을 배경으로 원하는 음악을 선곡해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할 수 있다. 선글라스와 머니건 등 이색 소품도 대여할 수 있어 한류팬들은 물론 아이돌을 꿈꾸는 청소년, 디지털 크리에이터, 댄서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마침 한쪽 무대에서 예닐곱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유명 걸그룹의 음악과 춤을 제법 완성도 있게 선보였다. 엄마아빠는 마치 카메라감독이 된 것처럼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담기에 바빴고, 그 모습에 외국인 여행자들까지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대부분의 관광지에선 “사진 찍어줄게, 얼른 서봐!” 엄마아빠의 재촉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선 먼저 포토존을 차지하려 눈치싸움을 벌인다. 몇몇 여자아이를 따라다니는 부모님은 이미 지친 기색이다. 그 엉뚱한 반전에 쿡쿡 웃음이 났다. 다행히 아이는 서너 장의 인증샷으로 만족했다.
한류테마 디지로그 체험관, 국내 관광 체험존 등이 3, 4층에 마련돼 있으며, 5층에는 전망대와 쉬어갈 만한 도넛 전문점이 있다.
한류테마 디지로그 체험관, 국내 관광 체험존 등이 3, 4층에 마련돼 있으며, 5층에는 전망대와 쉬어갈 만한 도넛 전문점이 있다.

3층은 기획전시관인 아트리움과 수직형 대형미디어, 4층은 한류테마 디지로그 체험관 하이커 큐브와 국내 관광 멀티체험존 하이커 케이브로 꾸며졌다. 감각적인 실감형 콘텐츠와 함께 유명 관광지를 소리와 향으로 재현해 내국인들도 국내관광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5층에는 청계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유명 도넛 전문점이 자리해 아이들과 걸음을 쉬어가기 좋다.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청계천을 건너면 ‘보신각’이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 뉴스에서 봤던 곳이잖아요!” 아이도 단번에 알아본다.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청계천을 건너면 ‘보신각’이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 뉴스에서 봤던 곳이잖아요!” 아이도 단번에 알아본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우정총국까지, 걸음마다 볼거리 가득

하이커그라운드 주변은 그야말로 하이커들의 천국이다. 걷기만 해도 의미 있는 볼거리들을 가득 챙길 수 있다. 먼저 청계천을 건너면 매년 1월 1일을 카운트다운과 함께 맞이했던 보신각이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 뉴스에서 봤던 곳이잖아요!” 아이도 단번에 알아본다. 

1985년까지 이곳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으로 사용되었던 동종은 국가 보물로도 지정될 만큼 귀한 유물이다. 별다른 장식 없이 담백한 모양이지만 성덕대왕신종에 비견될 만큼 큰 종으로, 특유의 웅장한 소리가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을 그윽하게 울렸다. 

옛 보신각 동종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었고, 현재의 동종은 국민 성금으로 주조되어 1985년 광복절에 처음 타종되었다. 조선시대부터 이곳 보신각에서 도성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종을 쳐서 알렸다니, 아이들에게도 공간의 가치가 더욱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보신각에서 조계사 방면으로 걸어가면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에 자리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도 방문할 수 있다.
보신각에서 조계사 방면으로 걸어가면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에 자리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도 방문할 수 있다.

보신각에서 조계사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자리한다. 2015년 이 지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굴된 한양과 경성의 가옥 및 골목길을 복원한 곳으로, 전시 규모나 콘텐츠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전동 큰집과 이문안길 작은 집 같은 건물터는 옛 모습을 모형으로 제작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과거 이곳이 조선 최고 번화가이자 시전의 중심지였던 것에서 착안, 순라꾼과 왈짜 등 이채로운 당시 직업을 소개한 것도 흥미로웠다. 크기가 서로 다른 블록을 활용해 석축을 쌓거나 암키와와 수키와를 교차하며 기와를 잇는 체험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개발과 보존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아이와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조선시대 직업을 소개하는 코너도 흥미롭고, 석축을 쌓거나 기와 잇는 체험도 가능하다.
조선시대 직업을 소개하는 코너도 흥미롭고, 석축을 쌓거나 기와 잇는 체험도 가능하다.

도심사찰인 조계사 근처에는 우정총국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우편제도가 시작된 곳이자 조선의 개화를 외치며 갑신정변이 벌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사적으로 지정된 건물이지만 내부를 기념관으로 꾸며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조선이 문호를 개방하고 세계와 소통하기 시작한 때부터 우정총국의 창설, 만국우편연합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기까지 과정이 시대별로 정리돼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부터 대한제국의 우체요금표, 우체사에서 사용한 날짜도장 등 관련유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아이들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조계사 근처에 ‘우정총국’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우편제도가 시작된 곳으로 내부를 기념관으로 꾸며놓았다.
조계사 근처에 ‘우정총국’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우편제도가 시작된 곳으로 내부를 기념관으로 꾸며놓았다.

 ✔ 엄마 여행작가의 꿀팁! 
- 하이커그라운드의 운영시간은 10:00~19:00,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에요.
- 내부 보수공사로 3월 중 일부 공간 이용이 제한될 예정이에요. 미리 누리집에서 관련 공지사항을 확인하세요!
- 사진작가와 인생샷을 촬영할 수 있는 ‘금쏜 스튜디오’, K-POP 안무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한별&캐리의 오늘의 댄스 완성’ 등 이색 정기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에요. 아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미리 누리집에서 예약하시면 보다 알찬 관람을 즐길 수 있어요.
- 5층 도넛 전문점에서는 아이들이 색칠할 수 있는 그림과 색연필을 요청할 수 있어요.
-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는 매 11시, 14시, 16시에 관람해설이 제공돼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이용하시면 미리 신청 가능해요.
- 우정총국 관람시간은 09:00~18:00이지만 점심시간인 11:50~12:50 사이에는 관람이 불가하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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