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한결 친해진 느낌이야! 성수동으로 떠난 로컬투어

시민기자 전주영

발행일 2022.09.27. 13:55

수정일 2022.09.27. 16:45

조회 1,504

2022 서울건축문화제 ‘설계사무소와 함께하는 성동구 로컬투어&오픈오피스’
‘언더스탠드에비뉴’와 '클리오사옥'의 전경
‘언더스탠드에비뉴’와 '클리오사옥'의 전경 ©전주영

2009년부터 시작된 서울건축문화제가 어느덧 14회를 맞았다. 서울시 우수 건축물을 발굴하고 건축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건축 전문가와 시민, 학생, 서울시가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며 만드는 축제다.

올해의 주제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스마트폰, 1인 가구의 증가, 가족의 재구성, 재택근무, 팬데믹 등 우리 생활과 공간 전반을 고찰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필자는 공장과 상업시설, 아파트 등이 한데 어우러진 성동구 성수동 일대를 돌아보는 ‘설계사무소와 함께하는 성동구 로컬투어&오픈오피스’에 참여해 봤다.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의 한상옥, 홍효동, 한동수 건축가가 스페셜 도슨트로 투어를 참여했다.

서울숲역과 서울숲을 이어주는 복합문화공간 ‘언더스탠드에비뉴’

처음 방문한 곳은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 뒤편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건축사무소 메타의 우의정, 이상진 건축가가 설계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116개의 컨테이너로 만들어졌으며, 2017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언더스탠드에비뉴에는 서울시 일자리 카페, 성동구청 출자기관인 성동미래일자리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서울 포레스트, 이마트와 함께 하는 성동미래일자리 주식회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입주해있다. 이곳은 사회 취약 계층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발전과 소통을 위한 교육과 산업의 기능도 수행하는 창조적 공익문화공간이다. 철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컨테이너로 만들었으며 2년 전에 철거했어야 하는데, 예상 밖으로 인기가 많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호텔 욕실 등에 주로 쓰이는 박판타일을 외장재로 사용한 클리오사옥
호텔 욕실 등에 주로 쓰이는 박판타일을 외장재로 사용한 클리오사옥 ©전주영

주차장을 지상으로 설계한 ‘클리오사옥’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언더스탠드에비뉴 건너편에 보이는 클리오사옥이다. 클리오사옥은 OCA건축사사무소의 임재용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2020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과 2020년 한국건축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클리오사옥은 건축법 상 10층까지 설계가 가능했지만, 좋은 뷰를 확보하기 위해 지상에 주차장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14층까지 층수를 올릴 수 있었다. 삼각형 발코니가 특징이며 남산, 서울숲, 한강 등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건물 외벽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외장재 최초로 3미터가 되는 박판타일을 사용해 건축했다. ‘테라피스(Terraffice)’을 적용하여 4개 층 단위의 큰 테라스와 매 층마다 작은 테라스가 위치해 있다.
세 가지 벽돌을 사용하여 마치 세 건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설계한 ‘메가박스 성수동 사옥’
세 가지 벽돌을 사용하여 마치 세 건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설계한 ‘메가박스 성수동 사옥’ ©전주영
건물 외벽을 영롱쌓기 기법으로 건축하여, 틈새 사이로 빛이 은은하게 들어온다.
건물 외벽을 영롱쌓기 기법으로 건축하여, 틈새 사이로 빛이 은은하게 들어온다. ©전주영

성수동 지역 특성을 실내 디자인에 반영한 ‘메가박스 성수동 사옥’

와이즈건축사사무소의 전숙희 건축가가 설계한 ‘메가박스 성수동 사옥’은 세 가지 색의 벽돌을 사용하여 만들어 마치 세 건물이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입체감을 살리고 틈새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영롱쌓기 기법으로 설계했다. '메가박스 성수동 사옥'은 성수동 공장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투리땅을 활용하며 건축한 ‘코너25’
자투리땅을 활용하며 건축한 ‘코너25’ ©전주영
‘코너25’의 옥상은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코너25’의 옥상은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주영

자투리 땅을 적극 활용하여 설계한 ‘코너25’

‘코너 25’는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것으로, 성수동에 세 곳의 자투리땅을 구입한 건축주가 세 건물을 같은 느낌을 가진 건물로 설계를 요청했다고 한다. 건물 외관은 마치 브루클린의 어느 골목에 온 것처럼 성수동 공장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다. 초콜릿창으로 설계한 것도 코너 25의 특징이다. 면적이 작지만 공공 공간을 활용하여 용적률을 적용했다.

코너 25의 지번 주소는 성수동1가 656-25번지여서 이름을 코너(자투리땅) 25로 지었다고 한다. 옥상에서 산과 한강, 성수동 지대를 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인상적이다.
‘디올 팝업스토어’는 건물 외벽 전체를 투명한 유리로 만들었다.
‘디올 팝업스토어’는 건물 외벽 전체를 투명한 유리로 만들었다. ©전주영

동화 속 유리 궁전처럼 느껴지는 ‘디올 팝업스토어’

‘디올’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1946년 크리스챤 디올이 만든 파리 몽테뉴 30번지에 있는 첫 디올 하우스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이다. 디피제이파트너즈의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이 설계했다.

요즘 성수동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축물 중 하나로, 건물 외벽 전체를 투명한 유리 박스처럼 만들었다. 고전과 현대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디올 성수의 첫인상은 마치 동화 속 유리궁전처럼 느끼게 한다.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11월에 철거한다고 하니,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철거하기 전에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란문화재단’은 작은 발코니를 만들어 전체 스케일을 작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우란문화재단’은 작은 발코니를 만들어 전체 스케일을 작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전주영
‘우란문화재단’의 옥상에서는 성수동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우란문화재단’의 옥상에서는 성수동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전주영

작은 발코니를 만들어 물리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우란문화재단’

2019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은 ‘우란문화재단’은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가 설계했다.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큰 건물에 작은 발코니를 만들어 스케일을 작게 보이려 노력했다. 옆 건물과 조화롭게 하기 위해 콘크리트에 세로 줄무늬를 내어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깊이감 있는 스티로폼 몰드를 사용했다.

‘우란문화재단’에는 공연시설을 비롯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전시장, 식당과 카페, 임대 및 공유 오피스 등 다양한 공간이 위치해 있다. 공장과 사무실은 물론 문화시설과 여러 상점이 혼재되어있는 성수동의 지역성이 우란문화재단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의 홍효정 수석은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의 홍효정 수석은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전주영
JTBC 사옥의 3D 모형으로 저층부터 고층까지 계단식으로 연결되게끔 구성했다고 한다.
JTBC 사옥의 3D 모형으로 저층부터 고층까지 계단식으로 연결되게끔 구성했다고 한다. ©전주영

건축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오픈오피스 방문

건축문화투어 마지막 코스는 더시스템랩 건축사무소였다. 홍효정 수석이 그동안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가 설계한 건축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는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울릉도 코스모스리조트와 JTBC 사옥 등을 설계한 건축사무소이다. 합리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더시스템랩건축사무소의 건축 디자인은 건축물이 하나의 유기체로 느껴지게 했다.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를 설계해 제40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과 녹색건축상, 시민공감특별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제39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최우상을 수상한 JTBC 사옥의 경우엔 분초를 다투는 방송국 특성상 어디서든 스튜디오가 사무실이 될 수 있는 유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성수동에는 시멘트 공장과 새로운 건물이 자연스럽게 한데 어우러져있다.
성수동에는 시멘트 공장과 새로운 건물이 자연스럽게 한데 어우러져있다. ©전주영

기존 건물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네, 성수동

건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았던 필자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성동구의 건축물을 바라보니,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건물의 세세한 면까지 볼 수 있어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한 성수동의 지역 특색을 해치지 않고 기존 건물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한 설계사무소의 섬세함을 느끼고 나니 성수동의 매력이 한층 더 짙어진 것만 같았다.

단풍과 은행으로 알록달록한 가을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서울숲, 성수동으로 나들이 가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기자 전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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