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풍경 담긴 세실마루, 가보셨나요?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05.25. 12:55

수정일 2021.05.25. 17:56

조회 1,385

시청 옆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지나 세실극장으로 가는 길
시청 옆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지나 세실극장으로 가는 길 ⓒ박은영

서울시청 옆 정동에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극장인 ‘세실극장’이다. 70~80년대 우리나라 소극장 연극의 중심지였던 세실극장은 한 때 폐관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하지만 2013년 건축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등재됐으며 현재는 성공회성당,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과 함께 정동 역사재생 프로젝트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세실극장의 옥상에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대한민국 근대역사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쉼터이자 전망대로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이다. 덕수궁을 비롯해 유서 깊은 정동 일대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된다.

궁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궁금했다. 시청역 3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다는 세실극장을 찾았다. 
세실마루 옥상전망대로 향하는 승강기
세실마루 옥상전망대로 향하는 승강기 ⓒ박은영

세실극장으로 향하는 길은 산책하기에 좋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되는데, 돌담이 주는 서정적인 분위기는 언제나 기분을 편안하게 했다. 걷다보니 서울도시건축전시관도 볼 수 있었다. 

이 전시관을 지나 왼쪽으로 50m쯤 가니 바로 세실극장 건물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세실극장 입구로 향했지만, 문이 잠겨있어 순간 당황했다. 옥상 전망대로 향하는 승강기는 극장 입구의 왼편에 따로 마련돼 있었다. 이는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영국대사관 앞 도로에서 곧바로 탈 수 있는 승강기를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전망대용 승강기를 타고 옥상에서 내리니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이국적인 느낌의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이었다.
세실마루에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
세실마루에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 ⓒ박은영

아름다운 외형을 자랑하는 성당 건물은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에 한국의 전통미를 더했다고 한다. 세실극장 옥상에서 건물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옥상의 경사진 곳에 계단을 형상한 전망대는 제법 넓은 공간이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장소는 대한제국 황실이 있었던 덕수궁이다. 고즈넉한 고궁 모습과 함께 봄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도심의 중심에서 탁 트인 전망을 선보이는 이 옥상의 이름이 바로 ‘세실마루’다. 휴식공간이자 전망대로 새롭게 탈바꿈한 세실마루 곳곳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봤다. 주위로 식물을 심어 푸릇함을 유지했고, 곳곳에 벤치를 두어 어디서건 편하게 앉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한쪽에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정동 일대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세실극장과 성공회 성당 등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전망대에는 중년 부부가 전경을 감상하고 있었고, 연이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도심의 건물 옥상에서 볼 수 있는 경치들
도심의 건물 옥상에서 볼 수 있는 경치들 ⓒ박은영
옥상에 조성된 그늘막과 벤치
옥상에 조성된 그늘막과 벤치 ⓒ박은영

중구 정동에 위치한 세실극장은 정동 일대를 둘러보는 새로운 시작점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로 꼽히는 이 코스는 덕수궁을 지나서 구세군 회관까지 이어지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정동 일대 코스를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도심의 건물 옥상에 오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듯 전망대로 단장한 공간이 개방돼 반가웠다. 세실마루는 접근이 제한됐던 총 566㎡ 규모의 세실극장 옥상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식·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지역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언제든 와서 쉴 수 있고 덕수궁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들러 전망을 보며 휴식을 취해도 좋을 듯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여름을 대비한 그늘막이 더 많이 조성되면 좋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박은영

세실마루에서 내려와 영국대사관 옆을 지나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며 산책을 하면 고종이 1896년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며 덕수궁을 오갈 때 이용했던 길도 만날 수 있다. 사실, 덕수궁 돌담길만 걸어도 좋다. 돌담길을 산책하고 세실마루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들렀다 세실마루 전망대에 와서 쉬며 경치를 감상해 보는 거다.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풍경을 접하면, 누구나 와 하는 탄성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정동 일대 건물의 유례를 설명하는 안내판
정동 일대 건물의 유례를 설명하는 안내판 ⓒ박은영

세실마루는 정동 일대의 역사적 장소성을 회복하고 옛 길을 연결해 산재된 역사·문화 자산을 배우고 체험하자는 취지로 조성됐다. 성공회 정오 음악회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세실마루는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 세실극장 옥상 문화공간 '세실마루'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9길 16(정동), 세실극장 옥상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21:00 
○ 덕수궁 보행로 이용시간: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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