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투도어 서비스, 이삿짐센터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2.04.20. 15:32

수정일 2022.04.20. 18:01

조회 2,665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고 있는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운전원 이야기
이른 새벽, 사전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인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차량들
이른 새벽, 사전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인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차량들 ©최용수

터치스크린, ATM(현금자동인출기), 키오스크(무인화 계산기기) 등 세상은 빠르게 스마트화 되고 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일상의 편리함을 누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오히려 새로운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이다.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1981년 ‘장애인의 날’을 정한 이후부터 나라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생활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더구나 기술변화가 빠를수록 일상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은 더 많아진다. 최근 이슈가 된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도 그 중 하나이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를 생각하면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더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며 살아갈까? 이들의 눈과 발이 되고 있는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와 운전원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차량들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차량들 ©최용수

시내를 다니다 보면 가끔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와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차량을 볼 때가 있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사단법인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차량들이다.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자동차는 총 158대(2022년 2월 기준)라고 한다. 보람기사를 포함하여 총 250여 명의 운전원이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발이 되고 있다. 서울시의 약 2만여 명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연중무휴, 1일 평균 1,100여 회 출동 서비스를 제공 중이란다.
시각장애인을 호출을 받기 전 차량 내부 소독과 청소 중인 운전원
시각장애인을 호출을 받기 전 차량 내부 소독과 청소 중인 운전원 ©최용수

시각장애인들에게 제공되는 생활·이동서비스는 고객을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면 임무가 끝나는 대중교통수단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완벽한 ‘도어 투 도어 서비스(Door to Door Service)'는 기본이고, 병원 가는 일, 민원업무 동행, 나들이 안전조치, ATM 입출금하기, 키오스크 계산 돕기, 장보기, 기타 필요한 복지서비스 등 생활 속에서 보지 못해 부딪히는 모든 문제를 망라한다.
장애인 체험교육을 받고 있는 신규 채용 운전원들
장애인 체험교육을 받고 있는 신규 채용 운전원들 ©최용수

사회가 스마트해질수록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더 어두운 세상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이들을 위한 운전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운전원들은 변화되는 사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며, 높은 사명감과 친절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시각장애인들에게 제공하는 운전원의 서비스 만족도가 92%를 넘는다니 놀랍다. 이삿짐센터의 도어 투 도어 서비스보다 한차원 높은 맞춤형 이동 서비스 때문이 아닐까.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운전원 소양교육 중인 모습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운전원 소양교육 중인 모습 ©최용수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의 운전원에 대한 교육도 세밀하다. 운전기사로서 필요한 소양교육은 기본이고,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이해증진, 인식개선, 장애체험, 친절교육, 성희롱방지 및 성인지감수성 교육 등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자질을 높여가고 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시력을 잃었어요. 당시 앞을 볼 수 없다는 절망감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지요.” 현재 회사로 출근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K씨(화곡동 거주)는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기사님들 덕분에 아무런 불편이 없어요. 항상 너무너무 감사할 뿐이죠”라며 감사 인사를 건넨다. 
마스크 착용, 양손 운전 등 안전운전이 최우선이다.
마스크 착용, 양손 운전 등 안전운전이 최우선이다. ©최용수
간혹 은행에서 큰 돈을 찾는 일을 요청 받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우리 운전원을 믿는다는 뜻이라 생각하니 
보람을 느낍니다

8년째 근무 중인 개화차고지 운전원 서윤석 주임은 “시각장애인들이 은행에서 큰돈을 입출금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동행하여 입출금전표에 사인까지 부탁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운전원을 믿는다는 증거이니 이럴 때 큰 보람을 느껴요”라며 매일매일 출근길이 즐겁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이용 차량 내부 가림막(운전바 보호 및 코로나 감염에방 기여)
시각장애인 이용 차량 내부 가림막(운전바 보호 및 코로나 감염에방 기여) ©최용수

장애인에 대하여 혹시 관심이 적었다면 '장애인의 날'만이라도 주변의 장애인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운전 중 장애인 탑승 차량을 만나면 양보운전의 아량을 베푸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배려 아닐까 싶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안전한 이동권이 보장되는 사회는 언제쯤일까. 서울시는 20일 오전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장애인콜택시'를 무료로 운행하고,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장애인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 [관련기사] 장애인의 날 맞아 장애인 콜택시·버스 무료로! 문화예술도 풍성

서울시각장애인 생활이동·지원센터

○ 주소 : 서울시 동작구 상도로 216 인경빌딩 3,4층
홈페이지
○ 시각장애인 복지콜 신청 접수 문의 : 1600-4477, 02-2092-0000
○ 바우처택시 문의 : 02-2092-0055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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