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이 건축자재로 변신? 친환경 깃든 '남산하늘뜰'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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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14:56
알록달록한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여느 때보다 화려함을 뽐내는 남산 전망 좋은 곳에, ‘서울특별시교육청 남산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남산도서관은 1922년 경성부립도서관을 전신으로 건립된 서울시 최초의 공립도서관이다(1965년 신축).
올해 남산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여 2층 옥외공간에 ‘남산하늘뜰’이라는 시민 휴게공간이 조성되었는데 이곳에 특별한 부분이 있다 하여 궁금한 마음에 찾았다.'남산하늘뜰' 첫인상…한 폭의 풍경화 떠올라 주말 아침부터 도서관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책과 함께 여유로운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다. 2층 디지털라운지에서 바로 연결되는 ‘남산하늘뜰’의 첫인상은 마치 커다란 캔버스와 같았다. 가장자리에 꾸며진 다채로운 화단은 마주하고 있는 남산과 어우러지면서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이곳을 보고 있으니 다른 계절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생긴다.폐현수막·의류 자재로 꾸며진 감각적인 공간 남산하늘뜰은 여느 휴게공간처럼 전망 좋고 아늑한 쉼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부분이 있다. 바로 친환경 건축자재를 활용한 부분이다. 자치구에서 제공받은 폐현수막 2,540장과 기업에서 나온 폐의류 2만 2,860장으로 섬유패널을 제작해 건축자재로 활용한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과거 한 기업에서 분리배출된 투명 페트병의 원사를 추출해 의류, 신발, 가방 등으로 제작한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폐현수막과 폐의류를 건축자재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직접 보기 전까지는 상상이 가질 않았다. 내구성, 색감, 미감 등 어느 부분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다.
남산하늘뜰에 발을 내디딘 순간 상상 이상으로 감각적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업사이클링 친환경 건축자재들을 직접 보고, 만져보니 단단하면서 매트한 표면에 잔잔한 펄감이 느껴지는 질감이 매우 독특했다. 한편에 있는 구조물에는 각 벽마다 ‘남산하늘뜰’ 조성 배경과 사용한 소재, 공간 디자인 설명 등 주요 정보가 적혀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두꺼운 종이에 인쇄 및 형압 후가공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에 적절하게 배치된 각기 다른 높낮이와 사선을 적절하게 활용한 의자, 탁자 등은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리듬감이 느껴졌다. 이 공간은 점·선·면으로 구성되는 현대주의 건축 미학의 가치를 가진 남산도서관의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고 한다. 이러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남산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평온함과 톡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자원순환’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남산하늘뜰’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기쁜 마음도 들었다. 이처럼 공공, 민간기관이 연대해 버려지는 자원이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자원 절약과 순환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실천해 나간다면 조금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남산도서관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109 (후암동 30-84)
○ 이용시간 : 평일 09:00~20:00, 토·일요일 09:00~17:00
※ 휴관일 :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 법정공휴일, 도서관 사정으로 도서관장이 지정한 날
○ 누리집(홈페이지)
○ 문의 : 02-754-7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