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유쾌한 호기심이 공간에 미치는 영향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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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 16:54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7) 건축가와 교사, 건축가와 어린이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함께 스승의 날도 있다. 학교 공간을 다루는 건축가 입장에서 선생님과 학생은 단순히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학교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면서, 스스로가 사용할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공간조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대상이다. 낯설고 어설픈 아이디어 같지만 번뜩이고,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놓치면 안되는 조언을 남긴다. 그래서 이들과의 만남은 늘 설레고 반갑다. 건축가와 학교 선생님 “회의 시간이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을 재구조화하기 위한 설계를 하면서 1학년 학생들과 다양한 공간 워크숍을 했다. 그것을 통해 정말 다양한 아이들의 '바람'을 느끼고 건축가로서 그들의 눈높이를 공감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수십 명의 보호자들과 여러 명의 교사들에게 웹서베이를 통해 많은 의견을 모은다.
또한 그 해당 교실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을 따로 만나서 밀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교실의 정면에 대한 이야기, 국어, 수학, 창체, 안전, 봄 등의 과목에선 어떤 활동을 하는지, 공간이 바뀔 때의 이용방법 등 처음에는 수납 교구재 종류 등 기술적인 측면을 표시하실 수 있게 표를 정리해서 준비해 갔지만 선생님들의 눈을 보는 순간 ‘이 분들과는 더 중요한 이야기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양식을 미뤄 놓고 대화를 나눴다.
회의를 마치고 선생님은 우리에게 위 첫 줄처럼 ‘새롭고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담담하게 말씀하셨지만 표현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아이들과 워크숍을 하고 있을 때 담임이신 이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그런 진심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건축가의 질문에 “선생님이 계셔서 우리 교실이 좋아요.” 라고 전해주기도 했었다. 아이들을 대한다고 과한 액션이나 연출된 언행을 그 앞에서 쓰는 것은 아이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늘 생각해 왔다. (아기에게 우르르까꿍 하는 건 예외)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고 다 퍼줄 것처럼 호들갑과 과함을 표현하는 것 또한 다음세대를 위한 어른의 자세로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이들의, 학생들의 선생님은 담담하게 진심을 전하고 있는 분들이다. 그분들을 응원한다.
건축가와 어린이 건축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두 분은 언제부터 함께 일하셨나요?건축 일은 얼마나 하셨나요? 힘들지 않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축물은요?두 분이 처음 함께 작업한 무엇인가요? 주말 새벽을 달려가서 그야말로 ‘초롱초롱’ 혹은 ‘반짝반짝’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광주 무등초등학교의 놀이터세이버 친구들을 만났을 때, 건축가의 표정도 무장 해제가 되었다.
사려 깊은 선생님 덕분에 건축가의 정보(?)가 어린이 친구들에게 전달된 모양이다. 쏟아지는 질문을 통해 친구들도 큰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만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호기심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그런 호기심이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인 시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호기심이 있다면 찾아보고 공부하게 된다. 이해하고 배려하게 된다. 호기심이 있다면 주어진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게 되고, 배우게 되고 놀이처럼 즐거운 일이 된다. 우리도 그 친구들이 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