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곳 '강동구 파믹스센터'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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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5 13:28
밭에서 바로 수확한 재료로 풍성한 식탁 만들어 볼까?채마밭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라 하나하나가 모두 귀하다!“...더 좋은 건···손바닥만 한 유리를 통해 채마밭이나 꽃밭을 돌보는 아내를 내다보는 일이었다....” 故 박완서 작가의 ‘저문 날의 삽화 5’에서 나왔던 한 구절이다. 여기에서 채마밭은 무나 배추 등을 심어 가꾸는 밭을 의미한다. 예쁜 우리나라 말이다. 흙이 뚝뚝 떨어질 만큼 싱싱한 채소들을 부엌으로 바로 옮겨와 다듬고 씻고 썰고 무쳐 푸짐한 한 상을 만드는 ‘약이 되는 채마밭 요리교실’이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파믹스가든내 예술부엌에서 진행됐다. 총 8차시 중 필자는 첫 번째 수업에 참여했다. 무농약 야채를 현장에서 직접 뜯어오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모두 무농약에 햇볕도 골고루 잘 받아서인지 매우 실했다. “이렇게 야채만 뜯다가 언제 요리하냐”라는 잔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확의 재미가 크다. 이곳을 관리하는 직원은 내일이면 또 자라니 많이 많이 뜯으라고 훈수를 두신다. 늘 대하는 부엌일도 즐겁다오늘 배워볼 메뉴는 부꾸미와 상추겉절이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부엌일에 권태가 날 만한 연령임에도 잔칫집에 온 것 같다며 즐거워한다. 평소 상추, 깻잎등 쌈채류를 많이 다루었지만 행여 선생님의 특별한 레시피에 방해될까 봐 묻고 또 묻기를 거듭했다.“원래 한식은 몇 센티, 길이 얼마 이렇게 만들지 않아요. 여기는 시험 보는게 아니죠. 그렇죠? 요만큼이나 한 숟가락, 종이컵 반 정도로 표현합니다. 그게 바로 손맛 아니겠어요?” 강사님이 말씀하시는 손맛은 연륜이 어느 정도 돼야 만들 수 있다. 상추겉절이 레시피는 간단하다. 부추를 멸치액젓에 절인다. 상추를 손으로 뚝뚝 잘라 넣는다. 고춧가루와 매실액기스를 넣고 버무린다. 마지막에 토마토를 넣으면 끝이다. 특히 토마토는 한 여름 때보다 지금이 제철, 더 맛있단다.입맛이 다르니 싱겁다 짜다 달다 말도 나올만한데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밸런스가 잘 맞춘 모양이다.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부꾸미이다. 익반죽이 어려운 찹쌀이다. 물이 많으면 질고 적으면 갈라진다. “정 자신 없으면 이 비율대로 하시면 돼요.” 칠판에 적힌 황금비율을 얼른 노트한다. 비트 물, 치자 물, 부추 물을 들인 반죽을 앞뒤로 구운 뒤 팥고물을 올려 말면 부꾸미가 완성이다. 찹쌀가루에 팥만 넣었을 뿐인데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무치는 것은 솜씨가 드러나지 않지만 전(煎)류는 조금만 틀어져도 모양새가 없다. 필자는 솜씨가 없어서 조용히 야채 정리로 자리를 옮겼지만 부꾸미가 익어가는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보통의 요리교실과 다른 점은 주재료가 마당에서 직접 캐와 다듬기부터 하니 야채 하나하나가 귀하고 소중히 쓰게 된다. 냉장고에 넣었다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오늘처럼 부엌일이 신나본 적이 없다”라는 참가자들이다. 여문 얼갈이와 열무도 보너스로 얻었다. 채마밭에서 얻은 손맛을 기대할 가족들 생각에 귀가길이 즐겁다. 박완서 작가가 얘기한채마밭의 아내의 예쁨은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이날 요리 수업이 진행된 파믹스가든은 도시농업 복합커뮤니티센터다. 지난 2018년 강동구 고덕동에 오픈했다. 가든 내 ‘강동토종씨앗지킴이’들의 노력으로 모아진 400여 개가 넘는 토종씨앗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수익 목적이 아닌 수확의 기쁨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씨앗을 분양한다.약이 되는 채마밭 요리교실 외에도 지역주민 대상으로 도시농업에 대한 다양한 특강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염색수업, 반려식물화분만들기,허브차, 국화잼, 쌀요거트 만들기 등의 체험수업이 예정되어 있다. 야외는 말 그대로 가든이다. 사진처럼 화훼와 식용 야채들이 부지런한 손길에 의해 잘 관리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강동파믹스센터 02 3425-6552로 문의하면 된다. ■ 도시농업파믹스센터○ 위치 : 서울 강동구 고덕로 314○ 문의 : 02-428-6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