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쉼이 있는 곳, '남산골한옥마을' 야간 탐방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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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6 13:10
야외활동하기 딱 좋은 계절을 맞아 서울시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 행사, 축제가 하나씩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지난 4월 16일부터는 ‘남산골한옥마을’ 전통가옥의 야간 개방도 시작됐다. 필자는 야간개방이 시작된 다음날 남산골한옥마을에서 고즈넉한 밤 풍경을 만끽해 보았다. 이번 야간 개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축 운영을 시행한 지 2년 만에 다시 재개된 것이다.지하철 충무로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오면 남산골한옥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으로 100m 정도 올라가면 남산골 한옥마을 정문이 나타난다. 한옥마을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라일락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도심과 다른 공기가 기분을 들뜨게 하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어둠이 짙어질 때까지, 느긋하게 느껴보는 한옥의 정취 고즈넉한 한옥에 은은한 불이 켜지면 사위는 고요하다. 이제 한 발짝씩 걸음을 옮겨 전통가옥 이곳저곳을 내 집처럼 둘러본다. 마루에 앉아 보기도 하고 정원에 서서 달빛을 바라보기도 했다. 흰쌀밥을 튀겨놓은 것 같은 하얀 꽃송이는 가지가 찢어질 듯 탐스럽게 피었다. 윤택영 재실의 뜰에 서서 남산을 바라보니 남산 서울N타워가 코앞에 있는 듯 가깝게 보였다. 복잡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너무 한가롭고 이색적인 풍경을 보는 것이 생경하다. 남산골한옥마을 전통가옥은 신분과 직책이 달랐던 5인이 소유한 가옥들로 구성돼 있다. 관훈동 민씨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윤택영 재실, 옥인동 윤씨 가옥, 이승업 가옥 등이다.맨 먼저 둘러본 곳은 민영휘와 민씨 일가가 거주했던 저택의 일부인 관훈동 민씨 가옥을 둘러보았는데 청사초롱이 달려있어 야간개방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만드는듯하다. 이어 궁궐을 수호하는 무관이었던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과 윤택영 재실을 둘러봤다. 마당에는 아궁이에 가마솥이 걸려있었고, 뒤뜰에는 조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사당이 있었다.바로 옆에는 윤덕영이 소유했던 옥인동 윤씨 가옥이 있었다. 열려있는 대문으로 4월의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 들어왔다. 밤에 보니 초목이 더욱 푸르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경복궁 중건공사에 참여했던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이승업 가옥이다. 다소 높은 지대에 있어 들어가는 솟을대문과 살짝 보이는 집안 풍경도 멋있었고, 대문 앞에서 내려다보면 다른 전통가옥들의 야간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더욱 인상적이었다.2시간 남짓 남산골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평온한 ‘쉼’을 선물 받은듯했다. 온전히 나만의 세계에 빠져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어 참 좋았다. 5월 6일부터 7월 8일까지는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19:00~20:30) 초롱불 켜놓은 전통가옥에서 전통·퓨전국악, 포크팝, 재즈 등의 공연이 어우러진 소규모 ‘한옥콘서트’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때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남산골한옥마을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운영시간 : 09:00 - 21:00(4월~10월) / 09:00 - 20:00(11월~3월),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