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가기 참 좋은 계절, 쓰레기는 잘 버리고 계시나요?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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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0 11:10
시원하게 뻗은 물줄기, 사람이나 자전거, 반려견 모두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에다가, 하루 24시간 돌아가는 561대의 CCTV가 지켜 주는 안전까지, 한강은 대도시 서울에 걸맞다. 최근에는 이른 개화와 거리 두기 완화로 여의도, 뚝섬, 잠실, 반포 등 한강공원에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 주말 여의도는 벚꽃을 보기 위한 인파로 한강사업본부 및 지하철 역무원들의 주말이 매우 바빠 보였다. 시민의식이 많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사람이 있는 곳은 쓰레기도 따라가기 마련. 환경 정화에 힘쓰는 대학생 봉사단과 함께 한강 플로깅에 참여해 보았다. 여의도 봄 꽃길 환경 정화 활동을 위해 여의도 안내 센터를 찾았다. 센터에서는 수많은 상춘객 인파 속에서 부모의 손을 놓친 어린아이들도 보호하고 있었다. 부모와 바로 연락되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당일 최고기온은 25도, 초여름과 다름없는 날씨에 아이를 찾으러 다닌 부모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나들이를 나온 보호자들이라면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핸드폰을 분실한 시민도 방문 후 소지품을 챙겨갔다. 배달 존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음식도 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사방치기판도 곳곳에 그려져 있고 피아노 물길, 수상 무대 등 쉬면서 즐길만한 테마가 여럿이다. 오는 5월부터 12월까지는 한강 수상 및 11개 한강공원에서 '한강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일상에 기분 좋은 봉사 시작이다. 환경에 무해한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된 비닐봉투와 쓰레기 집게, 장갑을 건네받는다. 자원봉사라는 글자가 새겨진 조끼를 입으니 그제야 상춘객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라는 책임감이 든다.인솔자를 따라 원효대교와 마포대교를 오가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환경 정화도 중요하지만 모처럼 가족, 친구들과 놀러 나온 시민들의 휴식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일은 하되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했다. 초반은 쓰레기가 거의 없어 봉사자들의 쓰레기봉투가 무색했지만 나무젓가락, 물티슈, 음료수가 담긴 일회용 컵 등으로 봉투는 갈수록 부풀어 갔다. 가짓수로 따지면 담배꽁초가 제일 많았다. 특히 주차장은 아주 심각했다. 잔디밭에서도 꽁초가 발견됐다. 함께 플로깅에 참여한 대학생 봉사동아리 친구들이 한강은 금연구역 아니냐며 질문할 정도였다. 금연구역은 꼭 지켰으면 한다.난감한 쓰레기는 역시나 음식물이다. 먹는 사람,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닌데 새삼 환경미화원분들의 수고에 미안하고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오늘 함께한 대학생 봉사 동아리 회원들은 새내기 1학년부터 졸업을 앞둔 4학년까지 다양했다. 해 보니 놀러올 때와 정화 활동할 때의 한강이 달라 보이고 물건 구매나 소비를 할 때에도 쓰레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 년에 세 번 이상 참여한다는 한 대학생은 “청소하니 마음도 깨끗해져요” 라는 말을 남겼다. 코로나로 공부도 대학 생활도 제대로 못했다는 대학생들이 주말을 한강에 투자하다니 기특한 마음이다. 한강은 넓다. 매일 담당자들이 청소하고 봉사자들이 손을 보탠다고 하지만 수거하지 못한 쓰레기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한강공원을 봉사자로 머물러 보니 우리만 누릴 게 아니라 후대에게 깨끗이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든 한 시간만이라도 환경 정화 봉사를 해 보면 다른 시각으로 한강을 대하게 되지 않을까? 꼭 추천하는 봉사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