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숨은 명소] 착한가게편 - 수익의 일부를 후원하는 '리사르커피' '리사르커피 명동점'을 방문했다. 2층으로 된 커피점에 입장하자 정면에 설치된 기다란 바(bar)가 눈길을 끈다. 커피점에 바가 있다니 생경한 장면이다. 테이블 앞에 편안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바 앞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도 여럿 있었다. 리샤르커피가 여느 커피점과 다른 점은 이 기다란 바뿐만이 아니다. 리사르커피는 약수점, 청담점, 명동점 등 서울 시내에 3곳의 매장이 있다. 기자가 명동점에 방문한 날 리사르커피 이민섭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이민섭 대표는 평상시 을지로에 있는 공장에서 생두를 로스팅하는 일을 전담하고 있지만, 이 날은 직원들과의 상담과 독려 차 명동점을 찾았다고 한다. 리사르커피의 직원은 “대표님이 수익 일부를 좋은 일에 쓰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커피 추출 교육을 해주면서 리사르커피의 가치를 기억하라고 늘 강조합니다” 라고 말하며 메뉴판 뒷면의 ‘Better than espresso’라는 문구를 보여준다. “리사르커피가 추구하는 가치가 에스프레소에 있었다면, 이제는 에스프레소보다 더 나은 무한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리사르커피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에스프레소 맛집'으로 유명하다. 에스프레소(Espresso)의 영어식 표기인 '익스프레스(express)'의 '빠르다'라는 의미처럼 에스프레소는 '곱게 갈아 압축한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뽑아낸 이탈리안 정통 커피'를 뜻한다. 높은 압력으로 짧은 순간에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카페인의 양이 적고, 커피의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기자에겐 에스프레소에 얽힌 일화가 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커피를 주문하니 아메리카노가 아닌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진하디 진한 커피였다. 조심스레 입에 갖다 대자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진한 맛에 그만 기겁했던 적이 있다. 리사르커피에서 주문한 에스프레소는 어떨까? 과거에 마셨던 에스프레소와 달리 커피 본연의 풍미가 살아있는 맛이라고나 할까!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이런 맛이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섭 대표에게 ‘에스프레소보다 더 나은 가치’에 대해서 질문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녔던 그는, 고교 시절부터 20대까지 방황을 겪으면서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에 커피점에서 일하다, 2017년 리사르커피 약수점의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커피를 판매하면서 돈을 벌고 있지만, 커피 판매가 전부가 아닌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가치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커피점을 운영하면서 제가 마음속으로 정해둔 저와의 약속이 있어요. 매출이 늘어나는 것에 급급하게 될 것 같아서 수익 일부를 나눈다는 마음으로 후원하기 시작했죠. 초창기에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도 매월 1만 원이라도 후원했더니 결과적으로 매출이 늘기 시작하더라고요. 선한 마음을 베푸니 더 좋은 기회가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고 덧붙였다. 이민섭 대표는 커피점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후원하고 있다. 국내는 서울시 대안교육 위탁대안기관이자 소년원에서 출소한 비행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소울브릿지학교를, 해외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Compassion)을 통해 우간다, 르완다 등의 국가를 지원하고 있다. ‘에스프레소’라고 하면 이탈리아가 연상될 만큼,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는 문화, 바쁜 현대인들이 간단하게 마시고 일하러 가는 일상 등이 우리나라와도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대표는 에스프레소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를 벤치마킹 해서 국내에 소개했다. 이탈리아를 방문해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주자는 발상이었다. 리사르커피 약수점을 시작으로 양은 적고 가격이 저렴한 에스프레소를 출시했다. 에스프레소도 한 가지가 아니라 메뉴가 꽤 다양했는데, 이 대표가 직원들과 같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서 신제품을 개발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커피점을 선택할 때 가성비를 따져 볼 필요가 있어요. 커피 가격이 비싸다면 커피 맛 외에 어떤 부가적인 서비스가 있는지를 보세요. 진한 에스프레소를 블랙으로 마시는 것보다 설탕 등을 추가해서 마실 것을 추천합니다.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가미하면 커피 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라고 조언한다. 리사르커피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들이 많을지 궁금했다. “메뉴판 뒷면에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적어두는 것 외에 별도로 알리지 않았는데도, 관심을 가져 주는 분들이 있어요. 그렇게 알아주시면 감사하죠. 음식의 질, 서비스, 청결이 음식점의 기본이라면, 저희 매장은 여기에 '브랜드 가치'를 포함시키고자 합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해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민섭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직원에게 회사의 가치를 알려주고 수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같이 근무하다 보면 갈등이나 오해도 있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이 대표가 중재해서 직원들끼리 충분히 소통할 시간을 가진다. 회사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직원이 만족하면서 근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리샤르커피의 에스프레소 한 잔 값은 1,500원에서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수익이 나는지를 물으니, “물론 손해입니다. 하지만 커피라이프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매장을 방문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와 테이블의 에스프레소 가격이 다릅니다.”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맛난 에스프레소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지만, 리사르커피는 더 나아가 맛난 에스프레소보다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님이 리사르커피를 방문해서 지불한 돈의 일부가 우리 주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 이민섭 대표와의 만남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선한 얼굴의 그가 추구하는 가치와 긍정적 에너지가 매장에 머물던 기자에게도 스며든 것 같았다. 리사르커피의 '에스프레소보다 더 나은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리사르커피 약수점 ○ 위치 : 서울시 중구 다산로8길 16-7 ○ 교통 : 지하철3호선 약수역 7번 출구, 도보 2분 ○ 운영시간 : 월~토요일 07:00 ~15:30 (일요일 정기휴무) ○ 누리집 ○ 문의 : 0507-1407-5538리사르커피 명동점 ○ 위치 : 서울시 중구 명동8가길 58 ○ 교통 : 지하철4호선 명동역(정화예술대) 10번 출구, 도보 2분 ○ 운영시간 : 월~토요일 10:00~18:30 (일요일 정기휴무) ○ 문의 : 0507-1307-0961리사르커피 청담점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99길 60 ○ 교통 : 지하철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2번 출구, 도보 12분 ○ 운영시간 : 월~토요일 10:00~18:30 (일요일 정기휴무) ○ 문의 : 0507-1394-5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