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10) 새로 개통한 4호선 연장 진접선 지난 3월 19일, 서울지하철 4호선의 북동부 연장선인 '진접선'이 개통되었다. 진접선은 7호선 부천-인천 연장, 5호선 하남 연장과 같은 형태의 서울지하철 시외 연장선이다. 진접선은 남양주시 북쪽의 인구 증가로 인해 발생되는 광역교통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교통난 해소와 지역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개통 첫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진접선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 개통된 노선을 타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진접선에 대해 덜 알려졌던 사실들과 알고 있으면 더 편리한 이용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1. 진접선에서는 오이도행을 탈 수 없다 4호선의 남쪽 방향 행선지는 사당과 오이도가 있다. 그런데 진접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모두 사당행이다. 따라서 진접역에서 사당 남쪽을 가려면 당고개~사당 사이, 즉 서울 시내에서 다음 열차로 한번 갈아타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당 남쪽인 과천이나 안산 등에서도 진접행 열차를 탈 수 없으며 사당 이북에서 뒷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열차 운행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진접부터 오이도까지(85.7km, 2시간 10분) 장거리를 한 번에 이용하는 승객이 적고, 열차 간의 운행거리를 비슷하게 하여, 여러 차량이 균일하게 노후화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 인천발 열차는 소요산역까지 운행하지만, 아산시의 신창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광운대역까지만 운행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인천보다 아산이 훨씬 더 멀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4호선에서 운행하는 두 기관인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의 차량기지가 각각 북쪽과 남쪽에 따로 있고, 승무원을 구간별로 배분해야 하기도 하는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2. 진접선의 수송력은 낮지 않다 진접선은 출퇴근 시간에 10~12분 간격(시간당 5~6회)으로 운행 되고 있다 보니, 최대 2.5분 간격으로 운행 중인 서울지하철 시내 구간에 비해 열차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5호선 연장 구간인 하남선도 출퇴근 시 약 10분 간격인데다가, 열차 한 대에 진접선은 10량 하남선은 8량이라, 진접선의 수송력이 더 높다. 김포도시철도는 출퇴근 시에 시간당 17~19회 수준으로 훨씬 자주 운행되지만 경전철이라 차량의 크기가 작다. 진접선은 10량·정원 1576명인데 비해 김포도시철도는 2량·정원 172명 규모이다. 즉 진접선은 자주 운행하진 않지만 대신 길고 큰 차량을 쓰므로 수송력이 더 높은 것이다. 물론 그만큼 건설비가 많이 들었고 유지보수비도 많이 든다. 대신 김포도시철도는 무인운전을 하다 보니 인건비 부담이 적어서 낮에도 열차를 자주 운행시킬 수 있다. 열차가 자주 다니면 평균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총 통행시간이 감소한다. 이렇듯 큰 열차를 뜸하게 운행시키는 것과 작은 열차를 자주 운행시키는 것은 각자 장단점이 있다.3. 4호선 열차 중 일부만 진접까지 가는 이유는? 이렇게 진접선에 열차가 적은 이유는 4호선의 모든 열차가 진접까지 가는 게 아니고, 약 네 대 중에 한 대만 진접까지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열차가 시외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서울시의 경계, 즉 시계(市界)를 기준으로 수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당고개까지는 서울 시내이지만, 그 너머는 시외이므로 가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줄어든 승객에 맞춰 열차수도 줄이는 것이다. 승객이 줄었는데도 열차를 똑같이 운행하면 차내가 텅텅 비어버릴 것이고, 이는 운행비용의 낭비가 된다. 이같이 시계에서 일부 열차를 회차시키는 것은 3호선 구파발행, 5호선 상일동행, 7호선 온수행, 분당선 죽전행(성남-용인 경계) 등 많은 노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흔히 이곳에 차량기지가 있어서 회차를 한다는 선입견도 있는데, 회차역에 차량기지가 없는 4호선 사당행이나 공항철도 검암행에서 보듯이 차량기지와는 관계가 없다. 열차 운행은 철저하게 승객수요와 열차공급을 맞추기 위함이며, 차량기지는 땅값이 싸고 건설이 쉬운 시경계에 짓기가 쉬워 지은 것이다. 수요 차이가 발생하는 시계에 마침 차량기지도 설치하기 쉬웠던 것뿐이다.4. 진접차량기지 개통과 창동차량기지 이전 계획은? 애초에 진접선을 건설한 이유 중에 하나가 노원구에 있는 창동차량기지를 서울시 밖으로 이전하기 위해서였다. 차량기지가 꼭 노선 끝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접차량기지가 없는 상태에서도 진접선은 먼저 개통되었다. 현재 진접차량기지는 남양주시 진접역 서쪽 철마산 중턱에 건설 중이며, 2026년에 진접차량기지가 개통되면 현행 창동차량기지는 철거된다. 또한 창동차량기지 옆에 있는 도봉면허시험장도 7호선 장암역 근처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렇게 확보된 이곳 부지에는 바이오 메디컬 단지가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차량기지와 열차 회차는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차량기지가 진접으로 이전된다고 해서 진접행 열차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5. 진접선에 새로 생기는 역은? 진접선은 도시부에서 지하로 운행되며,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고가 노선으로 지어졌다. 논밭이 있는 곳까지 지하로 가기에는 건설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 생긴 세 역은 모두 지하역이지만, 왕숙천 동쪽 내각리, 연평리 구간은 고가철도로 지난다. 그런데 마침 이곳에 남양주 진접2 공공주택지구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진접2지구는 중심에 전철역을 두고 주변부로 가면서 상업지구, 고밀도 주거지구, 저밀도 주거지구를 차례로 배치하는 대중교통중심개발(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을 실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지점의 고가철도의 양 옆으로 승강장이 설치되면서 새 역이 들어선다. 현재 가칭 '풍양역'으로 이름이 붙어 있다. 이렇게 신도시 예정 지역에 고가철도만 우선 지나가게 해두고 나중에 역을 추가하는 방식은 1기 신도시 4호선 산본역에서도 썼던 방식이다. 다만 역이 지상에 지어지다보니 소음과 진동 문제가 우려될 수는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 중심 개발에서는 역 바로 옆에 소음에 덜 민감한 상업시설이나 주상복합을 건설하고, 주거단지는 조금 떨어뜨려 짓는다.6. 진접선 개통과 함께 생긴 일 지난 19일에는 진접선 개통과 함께 천안시 버스와 수도권 전철 간 무료 환승제도가 시작되었다. 그동안 경기도 지자체들은 서울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시군 내 버스와 수도권 전철 사이에 환승이 가능했다. 그런데 천안은 경기도가 아닌 충청남도였기에 이런 제도가 없었다. 즉 수도권 전철을 타고 천안역에서 내려 천안시내버스를 타면, 기본요금부터 새로 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19일부터 천안버스도 무료 환승이 가능하여, 기본요금(1,500원)의 차액인 250원만 추가로 내고 버스를 갈아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이것이 왜 진접선 개통과 동시에 시행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이는 교통요금 처리 프로그램을 변경하기가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버스와 지하철의 교통카드는 2004년 서울시 대중교통개편을 통해 거리비례제로 통합되었으며, 점차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그래서 현재 수도권 통합요금제는 수백 개의 지하철역과 약 2만 대의 버스에 적용되어 있다. 따라서 요금 제도를 한번 바꾸려고 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며, 요금과 관련된 것인 만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비용이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왕 바꿀 것이면 여러 개를 한꺼번에 바꾸어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의 묶음배송과 같은 개념인 셈이다. 안 그래도 오는 5월에 신분당선 신사 연장과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되는데, 두 노선을 같은 날 개통시키는 이유도 이것이다. ☞ [관련기사]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95) 22년 봄 개통 앞둔 지하철 4호선 연장 '진접선' 미리보기 ☞ [관련기사]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6) 드디어 이전되는 창동 차량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