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파사드 (Media Facade)’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시기, 복합문화공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물 외벽에 상영된다는 ‘서울라이트 (SEOUL LIGHT)’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떻게?’였다. 큰 규모의 파사드를 활용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평면이 아닌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비정형 건물에 영상이 투사되는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DDP로 발걸음을 이끌었고, 이내 놀라움과 즐거운 감정으로 변했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 진화된 기술과 새로운 예술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해 서울라이트를 접할 때마다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여러 회차를 거듭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자연을 주제로 한 3개의 전시 이번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은 2019년 개막 이래 처음으로 가을에 선보이는 전시다. 물론 지난해 가을에도 DDP 곳곳에서 크고 작은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리곤 했지만, DDP 서측 전면 222m를 활용한 초대형 미디어 프로젝션 전시는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덕분에 시민들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밤까지 근사한 빛 축제와 문화·예술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주제는 ‘디지털 자연(Digital Nature)’으로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자연’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총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DDP 서측 전면 222m에는 ‘세계적 디지털 아트 거장’으로 불리는 ▴미구엘 슈발리에의 와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의 이 상영되며, 잔디언덕에서는 ▴댄 아셔 × LG OLED의 합작 프로젝트인 를 만나볼 수 있다.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11일간 운영된다. 먼저 미디어 파사드 작품인 는 20시부터 22시까지 매시 정각에 3차례 상영(주말 23시 추가 상영)되며,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의 는 20시 30분, 21시 30분에 상영(주말 22시 30분 추가 상영)된다. 미디어 설치 작품인 는 19시부터 23시까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① 미구엘 슈발리에 '메타-네이처 AI’ 20시가 되자, DDP 주변을 환히 밝히던 조명이 잠시 꺼졌다가 음악과 함께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 작가의 가 상영되기 시작했다. 어수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잠시 멈춰서서 숨죽이며 작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구엘 슈발리에 작가는 평생 자연을 연구해 온 세계적인 디지털 아트 거장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공헌을 인정받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수여하는 ‘Chevalier des arts et des lettres’ 훈장을 수훈했다. 는 현대사회에서 실제 자연과 기술적 자연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 속 '가상의 정원'은 식물의 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전환한 공간으로 정원을 구성해 나무, 잎, 꽃 등은 식물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실제 자연처럼 살아 숨 쉬는 인공의 생명을 아름답게 표현했다.② 기아(KIA),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지난해 가을, 기아(KIA)는 디자인 철학을 담은 몰입형 미디어 전시인 와 ‘서울라이트 DDP 2022 겨울’을 통해 아름다운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은 기아(KIA)가 그간 많은 시민과 소통하며 얻은 영감과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더욱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미디어 파사드의 도입부에는 지난 전시에서 만난 이미지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면서 이번 작품 속 메시지와 ‘디지털 자연(Digital Nature)’을 표현한 이미지들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실제 자연 속에서 모든 감각을 열고 경험하는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놀라운 기술로 구현해 낸 시공간을 초월한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곳에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은 가 끝난 후, 매시 30분마다 10분간 상영되니 두 작품을 연달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③ 하늘 수놓은 푸른빛, DDP에 뜬 오로라?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구현해 낸 오로라를 통해 마치 북반구에 온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DDP 잔디언덕을 방문해 보자. 3개의 전시 중 가장 빠른 시각인 19시부터 시작해 가장 늦은 시각인 23시까지 운영되는 전시다. 특별한 전시 소식을 접하고 찾은 사람들도 있지만, 우연히 DDP를 지나다가 부유하는 독특한 푸른 빛에 이끌려 찾아온 사람들도 많았다. 는 스위스 아티비스트(Artivist, 예술 사회운동가)인 댄 아셔(Dan Acher)와 LG OLED의 합작 프로젝트로 북극권에서만 볼 수 있는 천체 현상 오로라를 유사하게 구현해 낸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선보인 기아(KIA)의 오로라도 무척 아름다웠지만, 21세기 기술로 자연의 현상을 최대한 유사하게 인위적으로 구현해 낸 이 작품은 또 다른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앞으로 진행될 DDP 전시와 행사 소식DDP 전시와 행사 소식에도 꾸준한 관심과 많은 참여를 바란다.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 ① 메타-네이처 AI (Meta-Nature AI) ○ 작가명 : 미구엘 슈발리에 (Miguel Chevalier) ○ 작품명 : Meta-Nature AI ○ 운영기간 : 2023.8.31(목)~9.10.(일) ○ 운영시간 : 20:00, 21:00, 22:00 (※ 주말에는 23시 추가 상영) ○ 전시장소 : DDP 서측 전면 222M (DDP 야외) ②오퍼짓 유나이티드 - 인터널 저니 오브 커뮤니케이션 ○ 작가명: 기아(KIA) 글로벌디자인센터 ○ 작품명: Opposites United-Internal journey of Communication ○ 운영기간 : 2023.8.31(목)~9.10.(일) ○ 운영시간 : 20:30 / 21:30 (※ 주말에는 22:30 추가 상영) ○ 전시장소 : DDP 서측 전면 222M (DDP 야외) ※ 참여 아티스트 - Project Manager: 한현수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 - Executive Producer : 정인영 (NAU) - Lead Artist : 오유준 (NAU) - Artist : 이형준, 최주영, 송하은, 배원지, 이윤재, 현규빈 (NAU) ③보레알리스 DDP (Borealis at DDP) ○ 작가명: 댄 아셔(Dan Acher) × LG OLED ○ 작품명: Borealis at DDP ○ 운영기간 : 2023.8.31(목)~9.10.(일) ○ 운영시간 : 19:00 ~ 23:00 ○ 전시장소 : 잔디언덕 ☞DDP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