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구(舊)가 만난 '돈의문박물관마을'이 들썩들썩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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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7 11:58
조선시대 성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서쪽의 문, ‘돈의문’이다. 4대문 가운데 가장 큰 성문이었던 돈의문은 일본인들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어 이야기로만 전해지는 게 안타깝다. 2015년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대신 마을의 원형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덕에 현재는 남녀노소 전 세대가 추억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마을로 만날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살아있다돈의문박물관마을은 전시와 체험으로 구성된데다 북촌의 한옥마을과 견줄 만큼 전통한옥집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특히 각 한옥에서는 세시풍속, 매듭, 한지, 명상, 국악, 서울생활 등의 체험수업이 가능하다. 매주 화~금요일 점심시간에는 인근의 회사원들에게 인기 좋은 ‘돈의문라듸오’ 현장방송도 진행한다. 주말보다는 한가한 평일에 찾아 체험관 수업과 라듸오방송, 5월부터 시작된 방정환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철마다 달라지는 세시풍속, 요즘엔 뭘 먹나정유정 강사는 시기에 맞는 '전통다과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진행한 베테랑이다. 동지에는 팥죽, 봄에는 진달래화전, 여름에는 몸을 보강시키는 타락죽을 만들어 보았다. 지금은 딸기가 제철이라 딸기설기, 딸기양갱을 만든다. 체험비는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재료와 절차에 따른 설명대로 천천히 녹이고 섞어서 예쁜 딸기양갱을 완성했다. 재료의 질도 좋고 양도 많아서 체험비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더구나 작년은 코로나19를 경험한 첫 해로 휴관이 잦았다는데, 수익보다는 전통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보였다. '서울생활체험관'은 1시간 동안 과거로 돌아가는 체험여행이다. 마당의 구슬을 보자마자 마법처럼 유년시절로 회귀한다. 어느 집에나 있었던 못난이 인형, 스킬자수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장남에게만 특별히 주어졌던 방, 기타와 교복이 있는 큰오빠의 방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자녀들마다 두 개씩은 쌌던 도시락 등 체험관을 보니 내가 다시 작아져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포근한 집, 얼마만인가? 어린이를 사랑했던 방정환 선생 전시회이 근방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소파 방정환 선생 전시는 2층집 삼대가옥에서 열리고 있다. 좁은 계단 위로 올라가면 어린이 프로그램인 ‘나만의 포스터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가슴에 큰 물결을 만들고자 작은 물결(소파)라고 호를 지었던 방정환 선생, 그가 출간한 서적과 당시 사용하던 등사기를 볼 수 있다. 평일, 신나는 음악과 함께 활기찬 오후 시작!마을공작소 소속인 배우들의 즐거운 진행으로 ‘국민학교5교시’, '골목놀이'처럼 활동 프로그램이 있지만 평일, 점심식사 후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픈 직장인들에게는 어떤 방식이 나을까 싶어 나온 아이디어가 ‘돈의문라듸오’ 현장에서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이다.사연과 신청곡은 테이블위에 있는 QR로 링크하면 된다. “점심시간 끝나가요 얼른 신청한 노래 들려주세요~”란 애교있는 사연에 MC들은 바로 노래 들려주는 센스로 응답한다. 참여자에게는 노래 외에도 자그마한 선물도 준다.지난 4월에 시작한 '돈의문라듸오'는 배우분들이 돌아가면서 진행을 맡아 보는데 반응이 좋아서 계속 할 예정이란다. 점심시간의 신나는 음악방송을 저녁까지 듣고픈 마음은 욕심이 생긴다. 또한 ‘알아봐요 골목놀이!’, ‘함께해요 골목놀이!’, ‘돈의문박물관마을 미스테리 투어’ 등은 배우들의 열연 없이는 안 되는 프로그램들이다. 플레이 도슨트(배우)는 이름처럼 열일하는 스텝들이다. 박물관 체험을 모두 마치고 스템프를 찍어온 관람객들에게 선물도 기꺼이 제공한다.VR, AR과 함께~조선으로 돌아갑니다!계단을 내려오면 끝인가 싶었는데 이번엔 'VR체험관'이 있다. 안대를 끼고 타임머신을 탄 듯 과거로 돌아간다. 내게 인사하는 수문장, 지금의 2~3층 높이의 성벽에서 조선의 마을을 내려다본다.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VR 속의 조선시대로 돌아가서 한 번이라도 옛날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마을탐방 프로그램의 하나인 송월제과, 전차전시에서도 스탬프를 꼭 찍어보자.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되고 어린이들에게는 북적거리던 마을 역사를 재밌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마을에서는 굳이 신(新)구(舊)를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보이는 그대로 즐기고 체험하면 된다. 조선 한양의 서민들의 모습과 근현대사의 서울은 안타까움과 함께 그리움도 느끼게 한다. 서울뿐아니라 많은 박물관에 복고풍 전시가 있겠지만, 돈의문박물관마을이 더 특별한 것은 자연스럽고 익숙한 생활에서 주는 편안함 때문이다. 시간여행은 보너스다. 금방이라도 교복을 입고 학교 갈 준비하는 큰오빠, 입학시험을 위해 과외집을 향하는 언니, 구슬치기하는 동생 그리고 간식을 준비하는 엄마가 있을 듯한 기분좋은 추억, 라떼는 말이야와 레트로가 제대로 만났다. ■ 돈의문박물관마을○ 위치: 서울 종로구 송월길14-3(신문로2가 7-24)
○ 교통: 지하철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도보 6분)
○ 운영시간: 매일 10:00~19:00
○ 휴무일: 매주 월요일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 교통: 지하철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도보 6분)
○ 운영시간: 매일 10:00~19:00
○ 휴무일: 매주 월요일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