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 쉼터, 새빛지역아동센터를 가다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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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11:00
혹시 동네를 산책하던 중 지역아동센터의 간판을 본 적이 있는지? 이곳은 마을 아이들의 보호와 교육, 그리고 정서적 지원 및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 시설이다. 필자는 이곳에서 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의 기초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외부자로서 지나치듯 보고 말았던 이 공간에 직접 몸 담고 지내보니, 현장의 소리를 더 많이 듣고 느낄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란 어떤 곳일까?지역아동센터의 역사는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빈곤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오로지 교육뿐이던 시절, 자생적으로 탄생한 공부방들이 지역아동센터의 뿌리가 되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려던 자발적인 마음들이 모여, 2004년 아동복지법에 의해 지역아동센터가 합법화됐다. 그 당시 895개소에 불과했던 센터들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현재는 4,107개소까지 증가했고, 2016년도 기준으로 106,668명의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다.이 많은 센터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신고증을 발부 받은 곳이 바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이곳 '새빛지역아동센터'다. 아동 복지를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 온 새빛지역아동센터는 과연 어떤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보금자리가 된 ‘새빛지역아동센터’ 새빛지역아동센터는 1998년 1월 자양동 골목시장에서 작은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그저 자기 자식만 잘 키우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최미옥 원장의 눈에는 어느 순간부터 놀이터에서 맴돌고 있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밤이 늦도록 집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고, 결국 그 아이들과 함께 독서교육을 하면서 공부방이 시작됐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까지도 컴퓨터 기술을 알려주는 수업도 병행했다. 생활 여건이 어려워도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그 누구에게나 새빛 공부방은 항상 열린 곳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공부방이 2004년 공식적인 지역 아동센터가 되었다. 마을 아이들의 보호와 교육에 앞장섰던 만큼 새빛지역아동센터는 새롭게 센터를 운영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현재는 자양초등학교 앞에 위치해 많은 아동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 사정으로 교육 지원이 필요하거나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이용 가능하다. 가난의 되물림을 끊을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역할은 다양하다. 첫째로 보호의 영역이다.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물리적, 심리적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급식을 제공한다. 둘째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동복지교사, 일반 혹은 대학교 봉사 선생님들이 1:1 멘토링 형식의 기초 교육을 진행한다.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부터, 적극적으로 발전을 추구하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르게 동기부여를 하며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문화 교육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그림 그리기, 만들기 활동을 통해 표현력을 증진할 수 있는 미술 시간이 있고, 첼로, 바이올린 등을 배우고 합주할 수 있는 음악시간도 있다.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난타 시간이다. 거침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즐겁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채우고 꿈이 자라나는 곳새빛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심리적 빈곤에도 집중한다. 현재는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그것이 마음의 배고픔까지 모두 채울 수는 없는 법이다. 아이들의 발달과정과 가정환경 및 학교 생활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심리상담을 제공해 심리적 문제를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센터는 적극적으로 조력하고 있다. 아이의 문제가 그 개인에게만 원인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센터는 부모 교육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가족이 함께 요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기도 하고, 부모 난타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센터에 대한 부모들의 신뢰가 대단해서 높은 참여율을 자랑하고 있다. 새빛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꿈이 쑥쑥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명문대에 입학한 새빛지역아동센터 출신 김하영 학생이다. 작년 20학번으로 연세대에 입학한 김하영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10년간 새빛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였다. 원장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김하영 학생은 고등학교 3년간 KB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10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며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갔다. 김하영 학생은 진학 컨설팅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함께 생활하던 선배의 멋진 성취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희망이자 자극제가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해요." 20년이 넘도록 새빛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 최미옥 원장의 말이다.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옆집 아이, 윗집 아이도 잘 자라고 있나 보살필 필요가 있다. 결국 아이들이 발 딛고 서 있는 것은 사회이다. 그 연결망이 튼튼하고 건전하다면, 부모가 자신의 팔로 아이를 꼭 붙들고 있지 않아도 아이들은 알아서 잘 자랄 수 있다. 유관 기관의 원활한 연계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에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최 원장은 아이들의 성장에서 있어 기다림을 강조했다. 아이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애정어린 관심을 보낸다면 결국 아이는 옳은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수 많은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얻게 된 농도 짙은 깨달음으로 들렸다.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지역 아동센터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활짝 열려있는 곳이다.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에서 ‘우리동네 돌봄기관 지역아동센터찾기(https://www.icareinfo.go.kr/info/localCenter/localCenterMap1.do?menuNo=2001100)’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새빛지역아동센터○ 위치 :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330(구의역 4번 출구에서 540m)○ 운영시간 : 학기·방학중 08:30~19:00, 토요일 13:00~17:00○ 문의 : 02-3436-6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