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떠난 ‘민주주의, 독립운동의 역사가 숨 쉬는 동북4구’ 여행 국립4·19민주묘지를 지나 삼각산재미난학교를 둘러보고 근현대사기념관까지 다녀왔다. 온라인 상에서 말이다. 2021 온라인 동북네구 마을여행 ‘온(on)동네’를 통해 강북구 수유동 마을여행을 떠나보았다. 동북네구는 서울의 동북쪽 4개 구인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를 의미한다. 서울시 동북4구 도시재생 협력지원센터는 동북4구의 장소와 이야기를 소개하는 마을여행팀, 도시산책자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300명이 넘는 주민이 52km 이상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라디오 형식을 빌어 온라인 동북네구 마을여행 ‘온동네’로 진행된다.  온동네 마을여행을 신청하니 집으로 여행박스가 도착했다. 박스에는 사용설명서, 도시산책자의 노트, 연필 세트 등이 들어있었다. 노트 안에는 동북4구의 모습을 담은 엽서와 랜드마크 스티커도 보였다. 노트 안의 지도에 메모도 하고 스티커도 붙이면서 온라인 마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6월24일 마을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줌 링크와 회의 ID, 암호가 문자로 왔다.  이날 온동네 마을산책자와 떠난 여행지는 ‘민주주의, 독립운동의 역사가 숨 쉬는 동북4구’다. 신청 사연도 소개됐다. 2019년 강북구 수유동에 터를 잡고 살게 된 사연자는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또, 서대문에서 참여한 사연자는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우연한 기회로 4·19탑을 가보게 되었는데 타향살이에 지친 상황에서 특별한 의미가 된 장소여서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마을아카이브 유환주 대표는 마을 곳곳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중간중간 퀴즈를 내어 맞추는 참여자에게는 선물도 줬다. “첫 번째 문제! 다음 중 강북구의 로고는 무엇일까요?” 화면을 통해 5개의 이미지가 나왔다. 채팅창에 번호들이 재빨리 올라왔다. 북한산의 다른 이름은 삼각산이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세 봉우리가 있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로고에 3개의 봉우리가 그려져 있고 앞으로 강이 흐르고 있다. 많은 참여자들이 정답을 맞혔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채팅을 통해 궁금한 것을 해결하며 온라인 상의 만남을 충분히 즐겼다.  성북구는 동북4구 중에서 처음으로 생긴 구로 1949년 설치됐다. 1973년 성북구로부터 도봉구가 분구로 신설됐다. 이어 80년대 중랑천 동쪽이 개발이 되면서 인구가 늘어나자 도봉구로부터 노원구 분구가 신설됐다. 마지막으로 1995년 도봉구로부터 강북구가 분구로 생겼다. 이때 도봉구청 건물이 강북구청 건물로 사용됐다. 지금도 강북구 번동이나 수유동에 있는 오래된 집 앞에는 도봉구 번동, 도봉구 수유동이라고 적혀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미얀마에서 어린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1960년 4·19 시위 현장에 있던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의 사진을 나란히 보여줬다. 수송초는 현재 강북구 번동에 위치했지만 예전에는 4·19 시위가 있었던 경무대 근처 종로구 수송동에 있었다고 한다. 1922년에 개교해 내년이면 100주년이 되는 유서깊은 학교다. 예전 초등학교 건물은 종로구청 자리다. 종로구청의 건물 역시 99년이나 됐다는 의미다. 구 수송초 건물인 종로구청 본관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어린이부터 교수까지 참여한 4·19 혁명은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어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금의 미얀마와 같이 많은 시민의 목숨을 앗아갔다. 서울에서만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곳이 4·19기념관이고, 당시 희생당한 분들을 모신 곳이 4·19민주묘지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중앙대 학생으로 시위 참여해 목숨을 잃고 이후 부모님들이 영혼결혼식을 올려줘 같은 무덤에 합장하게 된 김태년, 전현무, 10살에 하늘나라로 가게 된 최연소 사망자 임동성의 묘지도 이 곳에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0000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헌법 전문 중 0000에 들어갈 단어를 퀴즈로 냈다. 채팅창에 정답이 나오지 않아 결국 한 참가자가 검색을 통해 답을 찾아냈다. 바로 ‘대한국민’이었다. 헌법을 개정하는 주체가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삼각산재미난학교였다. 교장 선생님이 직접 삼각산재미난마을과 학교에 대해 소개를 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초등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지금은 마을공동체로 확장됐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실제로 실천된 곳이었다. 이 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네이버카페를 통해 살펴보길 바란다.  근현대사기념관에서는 동학농민운동에서부터 4·19혁명까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소개했다. 근처에는 애국지사와 민주열사 등의 묘역이 많다. 그래서 길 이름도 순국 선열 묘역 순례길이다. 여기에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로 갔던 헤이그특사 이준 열사의 묘도 있다.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늦봄 문익환 목사가 숨을 거둘 때까지 24년간 가족과 함께 살았던 통일의집과 ‘설날’, ‘반달’, ‘따오기’ 등 동요작곡가 윤극영 가옥까지 둘러보며 강북구 마을여행이 마무리됐다. 온라인을 통해 설명을 듣다 보니 직접 구석구석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올라왔다.  동북네구 마을여행, 온동네는 7월 둘째, 넷째주 목요일 오후 2시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7월 8일(목)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북4구를 주제로 불암산 나비정원, 수락산, 생활사박물관 등을 돌아본다. 7월 22일(목)에는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동북4구로 중랑천, 방학천, 방학천문화예술거리로 떠난다. 도시산책자와 함께 떠나는 동북4구 마을여행 ‘온동네’는 구글시트를 작성해 제출하면 신청할 수 있다.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블로그 및 동북네구 마을여행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빠른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도 계획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함께 걸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온라인 동북4구 마을여행 ‘온동네’ ○ 참가신청 바로가기 : http://bit.ly/ondb4 ○ 서울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블로그 : https://blog.naver.com/db4gur ○ 동북네구 마을여행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townwalkers/ ○ 문의 : 02- 907- 9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