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의 기원이 궁금해? 도심 속 역사유적지 ‘선농단’
STOC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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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09:43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홀려 커튼을 걷었더니 눈 앞에 역사 문화재가 펼쳐져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주거 단지, 유명 맛집, 감성 카페 등이 줄줄이 늘어선 골목 한가운데 보란듯이 서있는 ‘선농단’ 이야기다. 지하철 제기동역에서 도보 5분도 채 걸리지 않아 누구나 찾기 쉽다. 선농단은 농사를 주관하는 신에게 왕이 직접 제사를 올리면서 백성들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알리는 선농제를 지냈던 제단이 있는 장소다. 제를 올린 뒤에는 백성들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왕이 몸소 쟁기를 잡고 밭갈이하는 시범을 보이는 친경의례를 거행했고, 임금과 백성 간의 소통을 위한 의식을 진행했다. 선농제는 신라시대부터 시작돼 조선 태조 때 선농단을 세우며 선농제를 계승했다. 하지만 이 제사는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을 끝으로 일제강점기 시대에 강제로 중단하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제기동 주민들은 1972년부터 선농제를 민간행사로 유지해오다가, 1992년부터는 동대문구의 주관 하에 국가의례 형식을 갖추는 등 선농제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복원할 수 있었다. 선농단 옆에는 약 60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자라온 천연기념물 향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향나무는 대게 휘어 자라는 경향이 있는데, 이 향나무는 특이하게도 올곧게 자라 이 장소에 특별함을 더한다. 선농단과 곧게 뻗은 향나무가 도심 속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은 현대에는 느끼기 힘든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는다. 선농단 좌측에는 '선농단역사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역사문화관 지하 1층 제 1전시관에서는 선농제의 시대별 역사, 선농제의 절차 및 의미 등 선농단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재미있는 스토리와 함께 보여준다. 선농제에서 착용하던 예복 등 흥미로운 정보도 그림과 함께 보여주며 선농단의 역사적 가치에 재미를 더한다. 선농단에서 내린 국밥, 설렁탕 지하 2층으로 내려가 제 2전시관에 입장하면 설렁탕의 유래를 알려주는 부스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설렁탕은 선농제를 마친 후 제사에 올려졌던 음식들을 함께 나누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 특히, 제사 음식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그냥 먹지 않고 귀한 고기로 국물을 내어 밥을 말아 먹도록 한 것이 현재의 설렁탕의 기원이 되었다. 처음에는 선농단에서 내린 국밥이라 하여 '선농탕'이라 불렸으나 발음의 용이성을 위해 선농탕이 설롱탕으로, 설롱탕이 다시 설렁탕으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설렁탕의 유래를 알려주는 부스를 지나고 나면 각종 체험이 가능한 체험 부스가 기다린다. 한복 체험 부스에서는 선농제에서 입는 예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고, 바로 뒤에 있는 사진 촬영 부스에서는 선농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은 이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다. 이어지는 투호놀이 체험 부스에서 한국 전통놀이를, 또한 탁본 체험 코너에서는 비치되어 있는 크레파스, 종이, 도판을 이용해 나만의 색깔을 가진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현재 선농단역사문화관은 7월19일부터 8월30일까지 총 7주간 내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선농단은 여전히 개방 중이니 도심 속 문화재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 보길 바란다. ■ 선농단역사문화관 ○ 위치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무학로44길 38
○ 관람시간 : 동절기(11~2월) 10:00 ~ 17:00, 하절기(3~10월) 10:0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ddm.go.kr/sun
○ 문의 : 02-3295-5562
※ 선농단역사문화관은 내부 리모델링으로 인해 8.30일까지 임시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