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던 행사와 축제들이 곳곳에서 개최되면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지난 9월 29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도 본격적인 가을축제의 개막을 알렸다. “어르신, 손을 이렇게 모으세요. 그렇죠. 아, 예쁘시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가을축제 둘째 날 오후에는 '노인의 날' 기념행사로 사진 촬영이 시작되었다. '경성사진관'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 행사는 사전 신청을 한 서울노인복지센터 회원 20여 명이 참여했다. “네, 다 됐습니다. 여기 오셔서 본인 사진 확인하고 가세요.”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듯 환한 표정의 어르신이 사진작가의 안내대로 모니터 앞에 선다. “어머, 너무 좋다. 여기 선생님들 덕분에 멋쟁이 됐네(웃음). 우리 애들이 엄마 이거 웬일이야 하겠네요.”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오는 주정자 어르신(82세)의 유쾌한 소감이다. “웃으세요. 어르신, 잘 나왔어요.” “어휴 사진 찍기도 어렵네. 내가 노래자랑 나가서 찍은 사진은 좀 있는데, 나이 80에 이런 촬영은 처음이야.” 어젯밤 꿈이 좋아 사진이 더 잘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로 조병철 어르신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올해로 개관 21주년을 맞이한 서울노인복지센터는 노인문제 해결과 노인문화 발전을 위한 어르신 복지 공간의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들이 많은데요, 어제 진행한 그림자 공연도 처음 봤다는 분들도 계시고, 오늘 사진 촬영이나 국악 공연에도 어르신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 가을축제에 관한 서정민 사회복지사의 설명이다. 잠시 후 어르신들을 따라 특별공연이 열리는 탑골 작은공연장을 찾았다. 첫 번째 무대에 앞서 퓨전 국악 앙상블 팀의 가수가 객석에 앉은 어르신들과 추임새를 맞춰 본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악 공연을 보실 때는 추임새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 해보실까요? 얼씨구(얼씨구), 좋다(좋다), 잘한다(잘한다).”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 경성의 생활상을 담은 첫 곡 '오빠는 풍각쟁이'가 끝나자 어르신들이 박수를 보낸다. 다음으로 '낭랑 18세'에 '아리랑'을 섞어 편곡했다는 두 번째 곡의 소개와 연주가 이어진다. “여기 계신 어르신들 모두 노래 제목처럼 청춘이 되신 거 같은데요. 옛날 생각도 많이 나시면서 그렇죠?” 사회를 맡은 젊은 소리꾼의 말에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도 커진다.  가을축제 기간 동안 서울노인복지센터의 기존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된다. 회원들은 축제 일정에 맞춰 행사에 참여하거나 평소처럼 기존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층마다 배치된 스마트폰 봉사단 어르신들은 도움이 필요한 회원들을 기다린다. “저희는 주로 신입회원 스마트 회원증 설치 도와드리고, 카톡이나 연락처 같은 거 삭제하시는 거 모르는 분들 가르쳐드리고 있어요. 여기에 나온다는 자체가 제 보람이죠.” 스마트 봉사단 어르신으로 활동하면서, 노인 일자리 활동이 없는 날은 식당 봉사로 바쁘게 지내는 것이 건강 비결이라는 김태은 어르신(73세)의 말이다. 이 외에도 건강 체조와 게임을 돕는 건강 서포터즈와 스마트팜 관리, 시장형 일자리로 운영되는 시니어 공방에 이르기까지 회원들의 활동은 다양하다. 특히 1층 시니어 공방에선 자투리 천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인기 품목은 마스크와 안경집 등이며, 진열품이 바뀔 때마다 구경하는 재미에 단골 고객도 생겼다고. 이번 축제는 가을여행, 바자회, 팜 파티, 시니어 공연 등으로 10월 21일까지 다채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이 가을, 풍성한 축제와 함께 어르신들의 가을도 풍요롭고 즐겁길 바라본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가을축제 '고금(古今)' ○ 기간: 2022. 09. 29.(목) ~ 2022. 10. 21.(금) ○ 축제 일정표 ○ 서울노인복지센터 홈페이지 ○ 문의: 02-6220-8500